사람들

순천 장애인 사랑봉사대 김동철 대장

순천 장애인 사랑봉사대 김동철 대장

by 운영자 2009.04.16

“내가 받았던 고마움 돌려주고 싶습니다“

“아드님 군대 간 것 때문에 이렇게 우울하신 거예요? 잘 지내다 올 테니 걱정 그만 하시고 우리 날씨도 좋은데 가까운 데라도 꽃 구경 갑시다.”

봄날 핀 꽃마냥 환한 미소로 말을 건네는 김동철(60ㆍ 순천 용당동)씨.
그는 재가 중증장애인들에게 차량 제공이나 외출 보조, 방문 상담 및 물품 지원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순천 장애인 사랑봉사대의 대장이자 자신 또한 지난 83년 서른 네살의 젊은 나이에 추락사고로 경추손상을 입은 1급 지체장애인이다.

“제가 먼저 봉사를 받았지요.”
손끝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데다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쳐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하던 시절, 그 또한 좌절과 현실 직시를 수없이 반복해 가는 자신과의 싸움을 거쳐야만 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던가.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고 몸 또한 처음보다 회복된 지난 95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고 지난해부터는 순천장애인 사랑봉사대의 대장 직책을 맡음으로써 좀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

“후천적 장애의 경우 갑자기 변화된 삶에 대한 자신의 좌절이 무척 심하지요. 친구는 물론이고 지켜보는 가족과도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험이 있는 사람의 도움이 더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지요.”

자신이 봉사를 받았기에 받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로인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단절되었던 사람들이 자신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그는 무엇보다 보람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홀로 외롭게 생활하는 장애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룹 홈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하는 김 대장은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되돌아보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순천광양 교차로 이지은 기자 / mairnt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