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제대로 된 장 맛의 달인 이순금씨

제대로 된 장 맛의 달인 이순금씨

by 운영자 2010.03.24

우리 가족 일년 내 맛나게 먹을 장 담가요

산과 들에는 봄꽃이 앞다퉈 피어나고 새 생명이 하루가 다르게 고갯짓을 하는 봄이다. 내내 잔뜩 흐리고 비만 오더니, 가족들이 일년 동안 맛있게 먹을 장을 담그는 주말 오후에는 햇살도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평소에도 이 집 장맛은 동네에서도 알아주던 터, 멀리 사는 동창들이나 지인들이 놀러왔다가도 장맛에 반해서, ‘좀 팔아라’고 사정을 하면 맘 좋은 안주인은 항아리 뚜껑을 벌려 정을 듬뿍 담아 보낸다.

장맛의 달인 이순금(순천시 해룡면)씨.
“물은 우리 마음을 읽어요. 우리 몸속에 들어가는 것이니 좋은 마음, 귀한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야 더 맛이 좋죠.”라며 정성스럽게 띄운 메주를 소중하게 안아서 항아리에 넣는다.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장맛으로 그 집 안주인의 살림솜씨를 높이 치하했다. 정월장, 이월장,삼월장이란 말이 있지만, 장맛은 정월장이 맛나다.

햇빛과 바람과 기온을 통해서 숙성되고 발효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정월장은 3개월, 이월장은 2개월 정도의 숙성기간을 필요로 한다.

장을 맛나게 먹고 싶으면 메주를 늦게 건져내고 된장을 맛있게 먹으려면 한달 정도 빨리 건져내라는 어른들의 훈수도 기온과 상관되는 말인 듯.
장 담근 뒤 넣는 숯과 붉은 고추는 잡균 제거, 항균 활동을 하여 장맛을 더해주고 생통깨는 고소하고 맛있는 장맛을 더해 그 장을 먹는 사람들이 늘 재미나게 살라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움이 들어있다.

어릴 적부터 친정어머니가 장 담그는 모습이 눈에 익어서 특별히 어렵지 않다는 순금씨는 정월이면, 형제들 집을 돌아가며 장을 담가주고 안부를 묻는다.

처음 혼자서 콩을 삶아서 메주를 빚었을 때 온도가 맞지 않아 실패했다는 순금씨는 정성껏 나주에 사시는 친정어머니 곁에서 콩 삶는 법에서부터 메주 빚는 법, 잘 띄우는 법등 비결을 배웠다.

성글지 않고 차분차분한 순금씨의 성격과 함께 장맛의 뭉근한 맛이 음식의 맛을 더해줘서 집안을 찾는 손님도 끊이지 않는다.

[순천광양 교차로 조유록 기자 / jazz2001@dreamw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