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옹기 전람회’ 여는 옹기수집가 채순재씨

‘옹기 전람회’ 여는 옹기수집가 채순재씨

by 운영자 2010.04.14

“무심히 버려지는 옹기, 안타까워요”

“이 큰 항아리는 화장실에서 사용했던 옹기랍니다. 이걸 가져오기 위해 안에 들어있던 인분을 밭에 다 날랐지요.”

옹기를 수집하기 위해 겪었던 사연 하나하나를 일일이 기억하고 풀어놓는 채순재(35?순천시 낙안면)씨.

그는 지난 2001년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수집해 온 옹기들을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 동안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 집에서 늘 봐왔던 옹기 항아리들, 달빛에 비치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그 옹기를 경운기에 싣고 온 것으로 시작한 그의 옹기 수집이 지금은 100여 종, 2000여 개에 이르고 있다.

“가볍고 쓰기 편한 플라스틱 재질의 그릇에 비해 젊은 사람이 없는 시골에서 어르신들은 들 수조차 없는 큰 옹기는 감당하기 힘들어 하시지요.”

일부러 깨 버려지거나 외지로 팔려가는 옹기들의 모습이 안타깝다는 그는 10여 년 동안 수집했던 옹기들을 스스로 정리하고 혼자 보기보다 남들과 한번쯤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한다.

아울러 어디에나 있어 흔하게 보아 왔지만 그 가치를 모르고 버려지는 옹기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말한다.

“1200℃의 이상의 장작 가마에서 구워지는 옹기에는 미세 구멍이 생기지요. 그 구멍을 통해 공기가 드나들어 안에 음식들이 숨을 쉬고 발효하게 돼요.”

자신 또한 옹기처럼 자신 안에 다른 사람들을 담고 싶다는 그는 옹기를 볼거리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로 몸에 좋은 음식을 담는 등 옹기의 실용적인 부분 또한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순천광양 교차로 이지은 기자 / mariantn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