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광양장도박물관 박종군 관장

광양장도박물관 박종군 관장

by 운영자 2011.03.17

세계적인 문화유산 '장도'에 운명 건 남자

인구 14만의 광양 땅에는 전국 어디에도 없는 '장도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선인들의 지조와 절개가 녹아나는 고아한 장도의 아름다움에 취해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장도박물관.

장도는 옛 사람들에게 충ㆍ효ㆍ예를 지니게 하고 지조와 품격을 높여주었다 .장신구의 용도뿐 아니라 정교한 장식과 미적 예술성이 돋보이는 전통 공예품인 장도는 칼집에 어여쁜 장식을 갖춘 작은 칼이다. 2년 동안 기른 머리카락을 질끈 묶고 관람객을 맞이하는 장도박물관 박종군(50) 관장은 ‘장도장’으로 알려진 중요무형문화재 60호 도암(刀庵) 박용기(81) 선생의 아들이다.

아버지 도암선생이 장도에 반해 평생을 ‘장도장’으로 보냈다면, 박종군 관장도 “장도와의 만남이 운명”이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부터 예술적인 길을 고집하던 아버지의 장인정신으로 인해 궁핍한 가정 경제를 책임져야 했던 어머니를 보면서 부모님의 고생을 덜어드리고 싶었다”는 박 관장.

대학에서 전통 공예를 전공한 그도 장도장인 아버지 밑에서는 그 실력을 인정받을 때까지 녹록치 않은 세월을 살았다.

탄탄한 후계자로 우뚝 선 지금도 늘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만나는 그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전 재산을 광양시에 기부채납하고 세상에 하나뿐인 ‘광양장도박물관’을 열었다.

현재 이곳에는 아버지 박용기 옹의 평생의 대작과 함께 세계 각국의 칼, 우리나라 명장들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국내?외 관광객을 맞이하여 광양의 효자 문화로 등극한 광양장도박물관은 연중무휴 관람이 가능하다.

“잊혀져가는 장도 역사를 정리하고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하는 박종군 관장의 바람이 이뤄져 장도가 세계 속의 한국문화유산으로 한 획을 그어주길 기대한다.

[교차로신문사 김수현 기자 / chokkk@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