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제47회 전라남도미술대전 서양화부문 대상 수상한 고윤숙씨

제47회 전라남도미술대전 서양화부문 대상 수상한 고윤숙씨

by 운영자 2011.07.07


주부에서 화가로, 제2의 삶 활짝 꽃피운 당신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 색을 섞어 칠하다보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행복했다. 그 느낌이 좋아 그림을 그리면 곧잘 상을 탔다.

어른들은 어린 고윤숙을 볼 때마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 그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 마음에도 ‘칭찬을 받는 자신이 뿌듯하고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그 꿈을 버리지 않고 미술반에서 활동했다. 크고 작은 대회에 나가 상을 휩쓸었지만 80년 결혼과 동시에 붓을 놓았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쟁이가 되고 싶었던 소녀가 30년이 지난 2011년 여름, 전남 동부권 최초로 제47회 전라남도미술대전에서 ‘어떤 형상 3’이란 작품으로 당당하게 서양화가 대상을 거머쥐었다.

고윤숙(50ㆍ광양시 금호동).

이제, 광양이 낳은 자랑스러운 이름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녀 고윤숙은 사람들 앞에서 수줍다. “결혼과 동시에 붓을 놓고 아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1남1녀의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자, 스스로 할 일이 없어진 것처럼 무력해졌죠. 회사 일만 하던 남편(손석봉씨ㆍ광양제철소 근무)이 어느 날 ‘당신의 꿈이, 바로 내 꿈이기도 하다’며 붓을 잡을 용기를 줬어요.”늦었지만 자신의 꿈을 찾아 노력하는 사람은 아름다운 법. “만학도가 되어 그림공부를 하며 집에서도 늘 캔버스를 펼쳐놓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데 작업 과정이 참 재밌어요.

2년 전부터 서양화부문 비구상으로 전환했는데 내가 원하는 철학과 메시지가 담겨지도록 노력 중이에요. 원하는 게 안 나올 때 그 괴로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죠. 그러나 그 갈등과 고통의 과정을 거쳐 그림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았을 때 산고를 이겨낸 산모처럼 흐뭇합니다.”

이번 전라남도 미술대전에 출품한 ‘어떤 형상 3’은 고윤숙씨가 담고 싶어 하던 참신한 기법과 소재, 실험성이 다양하게 작품에 투영되어 있다.

그러나 작업 과정 중에 ‘포기’하고 싶고 힘들었다. 그때마다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고 지켜봐 준 남편이 있었기에 오늘의 이 기쁨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고씨는 수상의 기쁨도 당연히 남편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현재 광양한려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고윤숙씨는 서양화부문 비구상을 추구하는 여류화가로 광양 여성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된 전라남도미술대전은 서양화부문에서 198점이 경합을 벌였다. 시상식은 오는 15일 오후 3시 목포문예회관에서 있을 예정이며, 입상작 전시는 오는 15일부터 목포문예회관과 여수진남문예회관에서 순회 전시될 계획이다.

[교차로신문사 김수현 기자 / chokkk@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