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폐지 모아 장학금 기부하는 김종성씨

폐지 모아 장학금 기부하는 김종성씨

by 운영자 2012.01.13

작게 모아 크게 나누는 ‘기쁨’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가 있다면, 순천 웃장에는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웃장 6가게’가 있다.삼천리자전거, 온누리제일약국, 동원청과, 우리한의원, 마이더스학원, 오케이열쇠 등 순천 웃장 6개의 가게가 바로 나눔 지킴이들이다.

이들은 종이 한 장, 빈 상자 하나 허투루 여기지 않는다. 종이나 상자가 생기면 삼천리자전거 가게 김종성(66)씨에게 달려온다.

“선물 가지고 왔어요!”
“와! 큰 선물이네!”

이들에게는 종이 상자 하나가 어려운 이들에게 나눌 선물이고, 반가운 이웃 한번 더 보게 하는 우애다.

2009년부터 6개의 가게에서 하나둘 모은 폐지와 폐 상자는 지난해 말 어느덧 100만원이 됐다.

이웃 주민들과 우애도 다질 겸 ‘거방지게’ 밥과 고기와 술로 ‘탕진’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이것을 고스란히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나누기로 했다.

2년 동안 부지런히 모은 돈 100만원은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를 통해 순천의 형편이 어려운 아이의 장학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기부천사 ‘웃장 6가게’의 나눔은 올해가 2번째다. 지난 2009년 한 차례 폐지 판 돈을 모아 매곡동의 경로당 10여곳에 쌀을 기부했다.

“전에 통장 생활을 오래 해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많이 봤어요. 그간 남 몰래 돕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렇게 이웃 가게들하고 함께 힘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도우니 더 좋아요. 우애도 생기고요.”

처음 폐지를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자 마음먹은 이는 김종성씨. 김씨는 길거리를 걸을 때도 예사로 지나지 않는다. 고물이나 필요 없는 빈 상자는 꼭 줍는다.

자전거를 고치고 남은 고철도 잘 모아둔다. 이것들을 이웃 가게에서 가져다 준 것들과 합치면 재미가 쏠쏠하다. 폐지를 오토바이 한 가득 실으면 보통 5000원을 받는다. 꼬박 200번을 판 셈이다.

“알다시피 원도심 상권이 많이 죽었어요. 이웃 가게들도 다 힘들다고 하죠. 그래도 이렇게 폐지를 모으면서 이웃 상인들 얼굴을 더 많이 보게 됐어요. 이웃하고 가까워져서 좋고, 폐지 모은 돈을 기부하며 즐겁게 사용할 수 있어 더 좋습니다.”

다들 어려운 형편에도 기꺼이 페지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겠다는 이웃 상인들이 있어 든든하다는 김종성씨는 벌써 가게 한켠에 폐상자를 어른 허리 높이만큼이나 모아뒀다. 이웃들과 함께 하는 정이, 어려운 이들과 나누는 따뜻함 높이 쌓였다.

[교차로신문사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