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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순천 왕의산지킴이

인터뷰-순천 왕의산지킴이

by 운영자 2013.06.17

“우리 동네는 우리가 지킨다”
왕의산·드라마세트장 등 환경 정화, 공터에 꽃밭도 가꿔
건강·친목·애향심까지 ‘1석 3조’

“지구는 독수리5형제가 지키고, 순천 왕의산은 왕의산 지킴이가 지켜요”
순천의 왕의산 지킴이 15명은 매달 첫째 주와 셋째 주 수요일 오전 시간은 가급적 다른 약속을 잡지 않는다. 왕의산을 깨끗이 지켜, 더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결성된 왕의산 지킴이(회장 성낙일)는 이름 그대로 순천의 왕의산을 지키기 위해 모인 이들로, 매달 2번씩 정기적으로 환경 정화 활동 등을 펼친다.

왕의산은 왕지교회 뒤편에 있는 산으로 완만하고, 나무들이 울창해 가벼운 산행을 나서기에 안성맞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등산객들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던 곳이었다.

그러던 것을 왕의산 지킴이들이 활동하며 산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금 왕의산에 가보면 쓰레기가 별로 없어요. 저희들이 구석구석 쓰레기를 열심히 치운 것도 이유지만, 이제는 등산객들이 쓰레기를 잘 버리지 않는 것이 더 큰 까닭 같아요.”

성낙일 회장은 “깨끗한 도로에 쓰레기 버리기 꺼려지는 것처럼, 왕의산을 오르는 등산객도 바로 그런 마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왕의산 지킴이들은 매달 2번의 봉사활동 이외에도 수시로 산에 오른다. 평소 산을 좋아하는 것도 이유지만 혹시라도 그 사이 산에 쓰레기가 버려진 것은 아닐까 마음이 쓰이기 때문이다.

“작년 태풍 볼라벤으로 왕의산이 엉망이 됐었어요. 큰 나무가 쓰러져 등산로를 막았고, 쓰레기며 작은 나뭇가지들이 어지럽게 쌓여 위험했어요.

그걸 정리하느라 저희 모두가 더위에도 톱으로 나무를 잘라 등산로를 트고, 쓰레기를 치웠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임형환 사무국장은 “그때 3일은 어깨가 뻐근했다”며 “태풍으로 엉망인 산을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은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왕의산 환경 정화 활동뿐만 아니라 인근의 드라마세트장 환경 정화 활동과 왕지교회 옆 빈 사유지에 꽃밭을 가꾸는 등 동네의 깨끗한 환경을 위해 여러 일을 하고 있다.

또 왕의산 지킴이들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 봉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산에 오르며 건강도 좋아지고, 회원분들과 친목도 다지고, 나아가 우리 동네, 우리 고장 순천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열심히 왕의산을 지키는 왕의산 지킴이들이 즐거운 까닭이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96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