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인터뷰-순천 문화창작집단 수토리(水土里)

인터뷰-순천 문화창작집단 수토리(水土里)

by 운영자 2013.09.02

“혼자가 어렵다면, 우리 함께 해볼래?”
창조 문화 예술 활동 통해 청년 인재·지역 공동 발전 꾀해
아이디어 짱짱한 청년 15명 모여
원도심 활성화 위한 마을축제 등 기획
“‘청년문화 생태’조성 목표”

▲사진설명- 문화창작집단 수토리의 이원기(사진 왼쪽), 장성혜씨

대다수의 사람들은 대학 진학과 졸업을 기점으로 고향을 떠난다. 다른 지방으로 대학을 가기도 하고, 고향에서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등진다.

하지만 이들은 고향에 남아 스스로와 고향, 그리고 고향 후배들의 건실한 미래를 꿈꾼다. 순천 문화창작집단 ‘수토리’를 꾸려가는 15명의 청년들이 바로 그들이다.

문화창작집단 수토리를 처음 꾸린 이원기(29)씨는 젊음과 아이디어를 밑천으로 삼았다.

“젊은 시절, 누구나 하나쯤은 해보고 싶은 게 있잖아요? 하지만 혼자라서 못 했던 일, 그 일을 함께 실천해보는 거예요. 여러 명의 생각을 더하고 더해서 더 잘!”

시작은 15명 수토리 청년들이 하고 싶은 ‘소원’을 하나씩 풀어가는 것으로 출발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순천물총축제’도 그랬다. 누군가 서울 신촌의 물총축제를 보고 와서 “우리도 해볼까? 순천이라고 해서 안 될 건 없잖아!”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여기서만 그치지 않았다. 15명의 ‘수토리인’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잘 하는 일에 순천을 ‘위한’ 일을 더했다.

지역의 인재가 떠나지 않고 남아 일을 하면 지역이 발전하고, 지역이 발전하면 자연히 인재들이 떠나지 않고, 이들이 다시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 그 지역은 살아있는 더 발전 가능한 곳이 된다는 ‘선순환’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금 순천 금곡동 공마당둘레길을 중심으로 한 ‘공마당마실잔치’를 준비 중이다. 여러 다양한 재능을 가진 지역민이 함께 참여해, 사람이 떠나 적적한 원도심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그야말로 ‘잔치’다.

15명의 ‘수토리인’들은 사진을 찍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영상을 편집하는 등 특기를 살려 일을 진행하고, 지역민과의 연대를 위해 발품을 팔았다.

사진전을 위해 원도심 공마당 주변 마을 어르신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을 찍고, 빈집에 사진을 전시할 갤러리를 만들었다. 잔치에 참여해 재능기부를 할 지역민들도 일일이 만났다.

“말을 꺼내면 선뜻 도와주신다고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젊은 친구들이 한다니까 잘 봐주시는 것 같아요.”

사진관에서는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찍겠다고 팔을 걷어붙였고, 잔치의 영상을 촬영하겠다는 필름사, 어르신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식당, 머리 손질을 해드리겠다는 미용실도 나왔다.

잔치에 쓰일 떡을 하겠다는 곳도, 마을 집집마다 낡은 전기 스위치를 교체해주겠다는 곳도 생겼다. ‘함께’ 하는 잔치가 착착 준비 중이다. 이들은 공마당마실잔치 외에도 복고페스티벌, 문화잡지 발행 등도 계획하고 있다.

청년 문화 생태계 조성,수토리의 목표다.

15명의 수토리인들은 스스로의 꿈 실현은 물론, 꿈을 이루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길라잡이가 돼줄 생각이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경험한 것들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후배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함께 고민하고 지원할 생각이다.

수토리. 이들이 기특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나’만이 아닌 다른 사람, 더 나아가 순천을 위한 마음이 바탕에 깔려있기에.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96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