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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3년째 여순사건합동위령제 무대 선 문선영씨

<인터뷰> 13년째 여순사건합동위령제 무대 선 문선영씨

by 운영자 2013.12.27

“마이크 사이에 두고 저도, 유족들도 엉엉 울었죠”
노래로 지역의 아픈 역사 알리고, 유족들 위로

지난 10월 19일은 여순사건이 발발한 지 65주년이 되는 날.여순사건 하루 뒤인 지난 10월 20일 순천팔마체육관 안 여순사건위령탑에서 열린 위령제에 구슬픈 노래 ‘여수블루스’가 울려 퍼졌다. ‘여수블루스’는 여순사건 당시 좌우 이념 대립으로 죄 없는 양민들의 학살되는 것을 보며 시민들과 유족들이 부르던 노래다.

<여수는 항구였다 철썩철썩 파도치는 꽃피는 항구 / 안개 속의 기적소리 옛 님을 싣고 / 어디로 흘러가나 어디로 흘러가나 재만 남은 이 거리에 / 부슬부슬 궂은비만 내리네 … (후략>

부르는 이도 목이 메고, 듣는 이도 연신 손수건으로 눈시울을 찍어낸다.

노래를 부른 이는 문선영씨.

22살 무렵인 1987년 잡지에 난 ‘6대 레코드사 전속 가수 선발’ 공고를 보고 지원해 가수로서의 꿈을 펼친 문씨는 7년 동안 유명한 작곡가 겸 작사가 이호섭 선생으로부터 7년 동안 노래를 배웠다.

하지만 잇단 경제 위기 등을 거치며 가수의 꿈은 접을 수밖에 없었다.

“미련 없이 고향 순천으로 내려왔어요. 하지만 제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것은 역시 노래였어요.”

문씨는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전국노래자랑과 목표가요제, 추풍령가요제 등에 입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처음부터 지역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노래를 불렀던 것은 아니에요.

우연히 여수MBC에서 제작한 ‘노래에 담긴 굴절된 현대사를 살펴보는 특집 다큐멘터리’의 노래를 부르게 되면서 지역의 아픈 역사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됐어요.”

문씨는 한국전쟁 이후 오빠를 대신해 죽음을 선택한 구례 산동면의 19살 소녀 백부전이 부른 ‘산동애가’(일면 빨치산가)도 알게 됐다.

지난해 문씨가 발매한 음반에는 ‘여수블루스’와 ‘산동애가’가 실려 있다.

“올해로 13년째 여순사건 위령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지금도 노래를 부를 때마다 울컥하지만, 처음에는 저도 울고 유족들도 펑펑 울었지요.”

문씨가 지역의 아픈 역사에 대해 노래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노래로 아픈 마음을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