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6.25 특집> 서한두 6.25참전유공자회 순천지회장

<6.25 특집> 서한두 6.25참전유공자회 순천지회장

by 운영자 2014.06.25

“눈 감기 전에 통일하는 것 봐야 하는데…”
“그때 우리만 생각해서 북한을 미워해서는 안 되지. 우리들은 고생하고 비참하게 싸웠지만, 그렇다고 그 마음을 지금까지 가져서야 되나. 후손을 생각해서 통일은 꼭 해야 해요. 평화적으로 통일을 해야 해.”오늘은 6.25 한국전쟁 발발 64주년.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서한두(84)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순천지회장은 원망이나 미움 대신 평화통일을 이야기한다. 과거보다 미래를 위해서다.

스무 살이던 1950년 서 회장은 방위대에 근무하다 전쟁을 맞았다. 어떻게, 왜 전쟁이 났는지 모른 채 그는 제주도에서 40여일 간의 군사훈련을 받고 강원도 양구 7사단 피 튀기는 최전방에서 3년여를 싸웠다.

총도 모르고, 이념도 모르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는 하루살이였어요. 오늘은 살아도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왜 전쟁이 났는지, 왜 죽여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냥 하라고 하니까, 그래야 죽지 않으니까 싸웠어요.”

내일을 알 수 없었던 전쟁터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적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것.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다.

수없는 적을 물리치며 하루하루를 살아냈지만, 가슴이 무너지는 일도 참 많았다.

“방금 전까지 내 앞에 걸어가던 전우가 갑자기 날아든 포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어요. 주변에 쳐놓은 진지도 없어지고. 참 마음 아팠지.”

죽을 고생을 함께 하던 전우가 한순간에 차가운 시신으로 변해버렸을 때는 모든 것이 정지된 것 같았다. 행군하다 마주치는 수많은 민간인의 시신도 가슴 아픈 기억 중 하나다.

“어찌 그런 일들이 생각이 안나. 못 잊지, 그 기억을 어떻게 잊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잊어버리겠지.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제대한 지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전쟁의 순간들이 지금의 사람들에게 잊히는 것이 안타깝다. 나라가 없으면 우리도 없다는 자명한 사실을, 6.25를 비롯해 수많은 선조들이 죽을 각오로 우리나라를 지켰다는 것을 잊고 사는 것이 씁쓸하다.

“안보에 대해 늘 관심을 둬야 해요.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의 안보를 지켰던 이들에 대해 마음 깊이 고마움을 갖고, 나라를 사랑해야지요.”

서 회장 가슴 속에는 지금도 ‘나라 사랑’이라는 네 글자가 살아있다. 서로 죽고 죽이며 헤어지며 피눈물로 지킨 땅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서 회장은 이제 통일을 이야기한다. 다시는 6.25처럼 민족끼리 총을 겨누고 피를 흘리는 일이 없는 평화 통일을, 64년 전의 상처를 보듬고 남과 북이 평화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