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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심한 밤까지 구석구석 순천 여행

夜심한 밤까지 구석구석 순천 여행

by 운영자 2014.09.15

죽도봉 올라 순천 밤풍경 만나고, 웃장국밥도 맛보고
청년문화창작집단 ‘수토리’, 원도심야간골목투어 운영

▲관광객에게 일제시대 지어진 순천웃장의 적산가옥에 대해 설명하는 수토리 이원기 대표.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 이들은 누구나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청년여행자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 여행지를 오롯이 다 만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이동수단도 불편하다.

더욱이 이방인이 속속들이 숨은 그곳만의 이야기를 알아내는 데는 한계도 있다.

‘더 놀고, 더 알고 싶다’는 청년여행자들의 마음을 귀신같이 알아차린 순천의 청년문화창작집단 수토리(대표 이원기).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원도심야간골목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8월까지 투어에 참여한 인원만 해도 900여명.

이원기 대표는 ‘순천에는 순천만, 순천만정원, 낙안읍성만 있는 게 아닙니다’를 구호로, 꼭 가봐야 하지만 시간 때문에 혹은 몰라서 지나치는 원도심에 초점을 맞췄다.

순천의 옛 모습을 알 수 있고, 나아가 순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었다.

투어 코스 편성을 위해 이 대표와 수토리 팀원들은 일일이 발품을 팔아 원도심을 돌아보고, 숨은 이야기들을 공부했다.

이렇게 완성된 야간골목투어 코스는 죽도봉공원-철도관사마을-아랫장-남제골벽화마을-문화의거리-읍영주택-기독교선교 역사지-순천웃장 순.

“순천에는 ‘팔마’라는 이름이 많이 쓰여요. 거리 이름에도 팔마로가 있고, 학교도 팔마초등학교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팔마라는 말을 많이 쓸까요?”

이 대표는 죽도봉공원 팔마탑 앞에서 모인 관광객들에게 순천의 정신이기도 한 최석 부사와 팔마(八馬)에 얽힌 전설을 들려준다. 연자루에 올라서는 동천과 어우러진 순천의 야경도 살핀다.

또 철도관사마을의 반듯하고 넓은 골목을 둘러보며 일본 침략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국밥데이, 세계적인 요리사 애드워드 권과의 인연 등 웃장과 아랫장의 국밥에 얽힌 사연을 들려준다. 남제골에서는 마을기업인 에코도시락과 벽화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엮어가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문화의거리에서는 운이 좋으면 공연 중인 지역 음악가들과 만날 수도 있다.

2시간 남짓의 야간골목투어는 코스와 어울리는 배경음악이 함께한다. 철도관사마을에서는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주제가가 나오고, 순천부읍성 터에 들어서면 성(城)과 어울리는 웅장한 클래식이 나오며 궁금증을 유발한다.

코스마다 사진 촬영은 기본, 찍은 사진은 스마트폰과 이메일로 전송하고 참가자별로 한 장씩 사진을 인화해준다.

“정말 몰랐던, 인터넷에서도 찾기 어려웠던 순천의 이야기들을 알 수 있어 좋았어요. 내일 아침 다시 돌아보려고요.”

투어에 참여한 유남열(27·경기도 수원)씨는 계획했던 일정 대신, 하루 더 순천에서 머물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여수밤바다’라는 노래 때문인지 아니면 순천의 밤은 매력이 없는지 청년관광객들이 낮 동안에는 순천을 둘러보고 밤이면 여수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순천의 밤도 볼거리가 제법 있는데, 그걸 엮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야간골목투어를 생각해냈어요. 이를 통해 청년여행자들이 순천을 더 많이 알고 또 순천에서 더 머물면서 소비해 지역민이 함께 잘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원기 대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순천을 찾아 순천이 더욱 발전하고 청년들의 할 일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덧붙인다.

한편 청년문화창작집단 수토리는 순천원도심야간골목투어 외에도 순천만일출투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향후 순천 먹거리투어, 순천만노을투어 등 순천의 다양한 모습을 즐길 여행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