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시조 명창 김명남씨

시조 명창 김명남씨

by 운영자 2014.10.13

500년 전 선비의 풍류를 만나다
시조 부르며 선인들의 지혜·시대상 공유
임방울국악제 3회 연속 준우수상 수상
“판소리에 비해 전수자 줄고 있는 것 안타까워”
▲3년 연속 임방울국악제에서 시조 부문 준우수상을 수상한 시조 명창 김명남씨

<한산섬 달 밝은 밤에 / 루에 혼자 올라 / 큰 칼 불끈 잡고 / 깊은 시름 하는 차에 /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피리 소리 / 남의 애를 끊나니>

시조 명창 김명남(순천 왕지동·70)씨가 충무공 이순신의 시조 ‘한산섬 달 밝은 밤에’를 구슬픈 듯 강인한 곡조로 노래한다.

“시조를 부르고 있으면, 500년 전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았던 선비들의 고뇌, 풍류가 그대로 느껴져요.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우리 몸 속에는 뜨거운 우리의 정신이 흐르고 있거든요.”

김명남 명창은 “시조는 번잡하고 시끄러운 요즘의 세상 속에서 선비들의 올곧은 정신과 기개를 배울 수 있어 더 없이 매력적”이라고 덧붙인다.

소리의 고장 진도에서 태어난 김명남 명창은 도처에서 흘러나오는 우리 가락을 어릴 적부터 듣고 자랐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글과 그림, 음악을 두루 아우르며 우리 문화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잘 다니던 광양제철소를 그만두고 서예를 업으로 삼았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는 서예로 5번이나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입상하고, 전남도전 초대작가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서예뿐만 아니라 판소리, 북, 풍물을 두루 익혔고, 지금은 수묵화를 배우며 묵의 매력에 폭 빠져 있다.

그가 시조 창을 시작한 것은 8년여 전. 권유로 시작했던 시조 창은 1년도 안 돼 남원서 열린 시조경창대회에서 갑부 장원을 시작으로 2012년부터 올해까지 임방울 국악제에서 시조 부문 3년 연속 준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 규모의 시조 경창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조 창은 조선 시대 양반과 선비들을 중심으로 쓰이고 읊어진 전통 예술로, 흔히 ‘시조’라고 부른다. 때문에 절제되고 바른 몸가짐으로 정대하게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사)대한시조협회 순천지부 사범으로 활동하며 복지관 등에서 민요와 시조 창, 서예 등 우리 문화를 가르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아직은 시조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노인 회원이 대부분인 것이 안타깝지만 우리 문화를 알리는 일이 즐겁다.

그는 “판소리에 비해 시조 창을 알고 또 배우려는 이들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며 “남은 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소리를 전수하는 데 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옛것에 관한 연구와 전승이 미래로 향하는 초석이 된다”고 강조했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