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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좌도농악보존회, 우리 가락 발표회 펼친다

순천좌도농악보존회, 우리 가락 발표회 펼친다

by 운영자 2014.10.14

신명나는 우리 ‘굿판’ 시민들 관심
18일 순천문화의거리 일원
▲순천좌도농악보존회가 오는 18일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우르르 쾅쾅 우르르 쾅쾅.

무섭게 내리치는 천둥 번개 소리가 아니다.

우렁차게, 한마음으로 북과 장구를 치는 순천좌도농악보존회의 ‘굿’ 소리다.

순천좌도농악보존회(회장 윤경호) 회원들은 오는 18일 순천좌도농악발표회를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발표회라는 이름으로는 올해가 다섯 번째지만, 그동안 정월대보름 지신밟기와 당산제, 달집 태우기 등 순천 곳곳에 신명나는 우리 가락을 선보여온 순천좌도농악보존회.

이들은 상쇠잡이 윤경호씨를 선두로 징, 장구, 북, 소고 등 분야에 40대 후반부터 70대 중반까지 4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고법으로 전국 전주대사습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락훈 선생에게 사사한 선배들과 선생들에게 ‘순천’만의 고유한 소리를 배운다.

2007년 11월 순천좌도농악보존회를 창립, 순천좌도농악의 명맥을 어렵게 잇고 있다.

“좌도농악과 우도농악은 서울에서 봤을 때 오른쪽과 왼쪽에 있다고 해서 그렇게 나눠져요. 또 가락도 다른데, 좌도농악이 빠른 가락을 힘 있게 몰아가고 우도농악은 느리고 부드러운 가락이 특징이죠.”

20여년을 좌도농악과 함께 해온 윤경호 회장은 좌도농악의 특징을 설명하며 “한번 들으면 그 흥과 멋에 빠져든다”고 덧붙인다.
“덜 늙어요, 덜 늙어. 한 십년 신명나게 치다보면 아마 소녀가 될 거야.”

정영숙씨는 “하도 그 소리가 즐겁고 신나서, 장구를 치다보면 고민도 없어진다”며 웃는다.

채은미씨는 좌도 가락에 우리네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단다.

“우리 삶도 희노애락이 있잖아요. 좌도농악 가락도 그래요. 빠르고 느리고 신나고 슬프고…. 가락마다 이야기가 있는 것이 꼭 우리 인생 같다니까요.”

때문에 좌도농악은 몸과 마음이 함께 울린다고.

하지만 우리 고유의 전통인 좌도농악이 잊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옛날에는 동네마다 기쁜 일이나 염원이 있을 때 흥겹게 굿판이 벌어졌는데, 요즘에는 그 풍습이 사라지고 있어요. 우리만의 고유한 소리, 놀이문화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윤 회장은 임실 필봉농악을 예로 들며 “순천좌도농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민들과 예술단체를 비롯한 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좌도농악보존회는 지난 2009년 당산제를 시작으로 꾸준히 길굿, 문굿, 정지굿, 뒤안굿, 철용굿, 뒤주굿 등 전통 굿을 재현·발표하고 있다.

오는 18일 오후 2시30분부터 문화의거리에서 펼쳐질 5회 순천좌도농악발표회는 판굿으로 꾸며지며, 길들이 굿인 ‘길굿’과 오방진을 지었다 풀었다 하며 노는 ‘오방진굿’ 등을 선보인다. 특히 굿 말미에는 관광객과 시민이 굿판에 함께 참여하는 순서를 마련할 계획이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