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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으로 전하는 희망 ‘순천팔마고 손서영’

한 손으로 전하는 희망 ‘순천팔마고 손서영’

by 운영자 2014.11.03

“장애는 더 노력하는 이유, 못 넘을 산 아냐”
2014 전국장애학생 직업기능경진대회‘대상’수상
▲지난 16~17일, 제주도에서 열린 ‘2014 전국장애학생 직업기능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순천팔마고등학교 손서영 학생(오른쪽)과 국화 교사.

“대회에 나간 게 처음이라 얼떨떨해요. 그런데 정말 기뻐요!”

많은 이들이 ‘장애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신의 불편한 다리, 손보다도 “자꾸만 움츠러드는 마음”을 꼽곤 한다.

장애란 단순히 신체적·정신적 불편함만이 아닌 그로 인해 겪는 ‘좌절감’까지 포함하는 것.

때문에 장애의 극복에는 누구보다 강한 의지와 성실함이 요구된다.

순천팔마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손서영(18·사진) 학생은 우측 편마비(몸의 한쪽 팔다리에 운동장애가 있는 마비)로 인해 오른손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와 노력으로 지난 16~17일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장애학생 직업기능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다른 친구들은 두 손으로 하는데 저는 한 손으로 해야 해서 조금 힘들었는데 그래도 선생님이랑 연습한 대로 열심히 했어요.”
서영 학생이 도전한 종목은 사무행정. 이 종목은 ▲통화내용 메모하기 ▲고객카드 관리 ▲설문조사 자료 분석 등 3개 영역에 대한 평가로 이뤄져 있으며, 모든 작업은 3시간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3개 영역 중에서도 ‘고객카드 관리하기’와 ‘설문조사 자료 분석’은 서영이에게 특히 더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고객카드가 200장이고 설문조사 자료는 20장인데 이것들을 한 장씩 살피고 분류해야 하니까요.”

순천팔마고등학교 특수학급 국화(30·여) 교사는 왼손밖에 쓸 수 없는 서영 학생을 처음에는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고.

“결국 고안해 낸 게 ‘목’을 이용한 방법이었어요. 왼손으로 고객카드를 1장씩 집어서 목을 이용, 어깨와 턱 사이에 고정해요. 자유로워진 손으로는 다시 다른 카드를 집는 거죠.”

방법을 찾은 서영 학생과 국화 교사는 여름방학 전부터 대회 준비에 들어갔고 매일같이 연습했다.

처음에는 실수도 많았고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끊임없는 연습은 작업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줬고 마침내 ‘대상’의 영광을 안겨줬다.

주최 측은 서영 학생을 곁에서 열심히 지도해 온 국화 교사에게도 교육부장관상을 수여했다.

“매일 반복된 연습을 불평 한 마디 없이 따라와 준 서영이에게 고맙죠. 어려움을 이겨낸 서영이가 자랑스러워요.”

서영 학생의 부모님은 “서영이가 평소 생활에 좌절감이 많았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학진학의 꿈을 키우고 자신감과 구체적인 진로를 찾은 것 같아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서영 학생의 꿈은 사회복지사.

“앞으로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서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서영 학생의 모습에서, 장애는 더 노력하는 이유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산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배운다.

[교차로신문사/ 이보람 기자 shr55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