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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결혼식 주례 500번, 오종오 주례

인터뷰> 결혼식 주례 500번, 오종오 주례

by 운영자 2014.11.04

“인생의 중요한 출발점 함께 하며‘길라잡이’되는 행복”
퇴직 후 전문 주례로 제2의 인생 출발
주례 경력 10여년, 오종오(72·대한노인회 순천시노인회 부회장)씨는 지금까지 500여 번의 주례를 보며 단 한순간도 ‘내 스스로가 행복한 결혼생활의 귀감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지운 적이 없다.

“결혼은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잖아요? 또 한 번뿐이고요. 그 경사스럽고 중요한 날을 함께한다는 것, 얼마나 의미 있어요. 그래서 늘 모범이 되고, 귀감이 되려고 조심합니다. 아내와도, 자녀들과도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50대 초반이던 20여년 전, 순천시 공무원으로 낙안민속마을 관리소장을 지내며 낙안에서 열리는 축제 때 전통혼례를 집례한 것이 주례의 시작이었다.

축제의 전통혼례 집례는 관리소장이 맡는 것이 관례였으므로 별다른 부담 없이 준비된 홀기를 읽는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몸가짐, 마음가짐을 정갈하게 하는 것은 물론 어떤 내용을 신랑신부와 하객에게 전할 것인지 직접 주례사를 꼼꼼하게 챙긴다.

“주례를 짧게 하라는 주문이 많습니다. 4분 정도로 주례를 준비하는데, 짧다고 꼭 해야 할 말을 빼놓지는 않으려고 해요. 주례는 결혼생활의 선배로서 후배에게 전하는 ‘덕담’이니까요.”

오씨는 <명 주례사 100선>이라는 책을 꼼꼼히 읽는다. 그 가운데 삶의 지침이 되는 얘기를 고르고, 결혼선배·인생선배로서 꼭 해줘야 할 얘기도 첨가한다. 다른 이들의 결혼식에 갈 때도 주례는 꼭 챙겨 듣고, 좋은 내용들은 염두에 둔다.

그가 주례에서 꼭 빼놓지 않는 것은 부부간의 사랑과 이해 그리고 효도다. 이것들은 사람으로서, 부부로서 꼭 지켜야 할 덕목이라고 믿기 때문.

“24살에 결혼했으니 48년을 아내와 살았어요. 슬하에 두 딸과 두 아들을 뒀고요. 자잘한 다툼은 있었지만, 큰 문제 없이 원만하게 가정생활을 했다고 자부해요. 그 바탕은 사랑이고, 이해라는 것은 경험에서 우러나왔죠.”

오씨는 부부의 가장 기본은 사랑과 믿음, 이해라고 강조한다. 또 둘을 있게 한 부모에게 효도할 것도 당부했다.

“행복한 부부를 보는 것이 주례의 가장 큰 보람이죠.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신혼부부가 ‘주례 선생님’ 하며 먼저 다가와 인사하고 반겨줄 때도 기쁘고요.”

그는 오는 15일 탄생할 한쌍의 아름다운 부부의 행복을 기원하며 ‘즐거운’ 사명감으로 양복을 손질한다. 이 보람찬 사명감은 ‘할 수 있는 한’계속된다.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