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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제철소 퇴직 최영식 씨, 34년 일기 화제

광양제철소 퇴직 최영식 씨, 34년 일기 화제

by 운영자 2014.12.19

포스코 역사와 철강인의 삶 회사 수첩에 빼곡히 기록
34년 동안 포스코 회사수첩에 광양제철소의 시작과 성장, 개인사 등을 기록해온 정년퇴직자가 있어 화제다. 광양제철소 생산기술부 생산관제과 최영식(58) 씨가 그 주인공.

최 씨의 일기에는 지난 34년 동안 철강인으로 살면서 겪은 성취와 감동, 삶의 고단함과 애환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또한 회사의 성장과 함께 있었던 일련의 사건 속에서 갈등하고 만족했던 순간의 감정이 애사심과 함께 기록됐다.

최 씨는 지난 1980년 25살의 나이에 당시 포항제철에 입사했다. 이후 1987년 10월 새로운 제철소가 지어지는 광양으로 발령을 받았다.

당시 광양만은 학교와 사원주택이 먼저 지어졌고 이후에 공장이 들어섰다.

최 씨는 “바다에 공장을 세워가지고 제대로 돌아갈까 의구심이 들었다”며 “공장이 무너질 거라며 말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수천 개의 모래기둥을 박아 매립하는 것을 보니 확신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30여 년을 보내며 광양제철소의 변화도 꼼꼼히 기록했다.

1992년 포스코가 3조 3교대에서 4조3교대로 전환하던 날, 최 씨는 일기장에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시작되던 것이다. 직원들 심신단련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기록했다.

같은 해 10월 광양 4기 공장 종합준공식 날에는 “광양만에서 세계를 향한 대역사를 마무리했다. 이런 현장을 지켜보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회사에 무한 긍지를 느끼는 하루”라고 썼다.

이듬해인 1993년 8월 1일 출퇴근용 신발이 안전화에서 단화로 바뀔 때 그는 “포항제철에 오랜 관습 하나가 깨뜨려지는 날”이라고 적었다.

1994년 1월 27일에는 “회사는 사상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3200억 원의 순이익이 났다. 지난 1년 동안 직원 전체가 매우 열심히 일한 덕분”이라고 적기도 했다.

이 외에도 1987년 6월 항쟁, 1995년 포스코 민영화, 1998년 IMF 금모으기 운동 등 회사와 사회를 뒤흔든 굵직한 사건도 담백하게 적어나갔다.

입사 당시 고졸이었던 최 씨는 2008년 3월 한 지방대학에 입학했으며, 올해 8월에는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오는 19일 2014년 4분기 정년퇴직 행사를 앞둔 최 씨는 “일평생 한 직장에서 한 가정을 일구고 일하게 해준 회사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하고, “후배들이 포스코를 영속된 기업으로 이끌어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교차로신문사/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