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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의 ‘책 속 그곳’] 이윤옥의 <서간도에 들꽃 피다>

[이사야의 ‘책 속 그곳’] 이윤옥의 <서간도에 들꽃 피다>

by 순천광양교차로 2019.03.05

여성독립운동가 들꽃으로 피어나(上)
▲ 순천 낙안 3ㆍ1 독립운동 기념탑

올해는 3·1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을 맞는 해다.

100년 전, 고종의 장례행렬에 모여든 사람들이 품속에 감추고 나온 태극기를 흔들며 조선의 자주독립을 외쳤다.

독립선언서가 낭독되고 서울서 시작된 만세시위는 한 달이 넘도록 이어져 4월에는 지방은 작은 장터까지 만세운동이 들불처럼 번져갔다.

1919년 4월 7일 순천 장날에 순천성 남문 연자루에서 만세시위가 벌어졌고, 4월 13일 낙안읍성의 서문 밖에서도 만세시위가 일어나 낙안에서 27명의 독립지사들이 왜경에 붙들려가 옥고를 치렀다.

이후의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로 이어진 독립의 의지는 4월 11일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결과로 이어지는데 상해임시정부 또한 100주년에 이른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나선 3·1만세운동과 독립운동에 우리가 알고 있는 독립지사는몇이나 될까? 그나마 남성독립운동가는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여성독립운동가는 유관순을 제외하면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기록도 미비해 찾을 길이 막막한 형편이다.

시인 이윤옥은 10여 년 전 부터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자료를 찾고 그녀들이 태어나 자라고 살았던 고향을 찾고 멀리 서간도, 상해 등지를 다녔다.

여성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추적하고 그녀들의 삶을 시로 한편씩 엮어내는 작업을 했다. 그 결과물로 해마다 1권의 시집을 엮어 출간했다. <서간도에 들꽃피다>는 올해 2월에 열 번째 권을 출간함으로써 200여 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다시 되살리는 뜻 깊은 일을 해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 안중근 열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 친가·시가를 합쳐 3대가 독립운동가 집안의 딸이었다가 아내였다가 어머니가 된 김락 여사, 임신한 몸으로 폭탄을 투척하고 핏덩이 아이와 함께 붙들려간 안경신, 광주학생운동의 도화선이 된 소녀 이광춘, 김양화와 수원기생 33인, 학생운동을 하다 퇴학을 당해 노동운동으로 저항한 이효정님, 그녀들 모두가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쉰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다.
이윤옥의 시집은 여성독립운동가의 약력을 소개하고 사진이나 그림, 사연을 덧붙이고 그녀들에게 바치는 헌시로 엮어진 시집이다.10권의 시집 속에 있는 200여 명의 여성독립운동가, 그녀들의 행적을 찾아내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순천성 남문연자루 앞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던, 낙안읍성 서문 밖에 모여 들었던 군중 속에, 전국의 장터에서, 해외 동포들이 함께 외쳤던 그 시대의 함성 속에 알려지지 않는 여성들이 훨씬 많이 존재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호국도시 순천의 3·1운동’이라는 주제로 삼산도서관1층시정자료실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해서 찾아 갔다.

순천 일대의 항일운동 사적지와 독립유공자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로 3월 10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시정자료실 한편에 마련된 전시는 낙안향토지, 승주군사, 순천시사를 통해 우리 지역의 3·1만세 운동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삼산도서관 1층 전시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전시 장소가 도서관인 만큼 독립운동 관련 도서를 함께 비치해 전시를 보고 난 후 도서 대출도 함께 이뤄지는 책과 연계된 전시였으며 하는 바람과 3·1운동과 함께 상해 임시정부도 4월 11일이면 100주년이 되는 만큼 이번 전시는 4월 11일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