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순천 외서초 학생들, 동화작가 변신 ‘화제’

순천 외서초 학생들, 동화작가 변신 ‘화제’

by 이보람 기자 2019.02.21

월평유적지 다룬 ‘유적을 지켜라! 월평탐사대’ 출간
기획부터 편집까지 전 과정 참여 ... 2년 만에 완성

순천 외서초등학교(교장 장용철) 학생들이 동화작가로 변신해 화제다.

20일 외서초등학교에 따르면, 학생들이 기획부터 편집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만든 동화책 ‘유적을 지켜라! 월평탐사대’가 지난 19일 졸업장 수여식에서 공개됐다.

이는 현재 6학년 졸업생들이 5학년 때부터 학교 근처인 외서면 월평리에 있는 국가사적 제458호 월평 구석기 유적지를 배경으로 창작한 동화책이다.

학생들은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월평 유적지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늘 안타까워했고, 유적지의 훼손을 방지하고 보존해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구석기 유물을 지켜내는 가상의 이야기’를 구상해냈다.

이 동화는 지난 2년 간 소재 선정부터 글쓰기, 삽화 그리기,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외서초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역할을 나눠 완성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한다. 특히, 삽화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모두 참여해 동화의 내용에 상상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그려냈다.

학생들은 동화 창작 과정에서 선사시대 속 이야기를 사실감 있게 써내기 위해 이기길 조선대 박물관장의 강의를 듣고 각종 문헌들과 역사자료, 동영상을 분석하면서 동화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내용에 알맞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전교생이 모여서 토론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정의 수정을 거듭했다. 이렇게 완성된 동화책을 출간하기까지는 20개월이 걸렸다.

외서초는 이번 동화책 출간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이뤄진 해외문화예술교류활동, 서울 전시회 큐레이팅 활동, 구석기를 주제로 한 오케스트라 연주활동과 구석기 관련 인문학 강의 및 체험활동까지 학생 중심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를 통해 전교생 26명의 폐교위기의 학교에서 45명의 학생이 꿈을 펼치는 학생이 찾아오는 학교로 성장, 작은학교 살리기 모델 정립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화 창작에 참여한 박유영 학생(6년)은 “동화책 1권이 나오기까지 이렇게 많은 과정이 있는지 몰랐는데 그 수많은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든 우리의 동화책을 보면서 큰 감동과 보람을 느낀다”며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고, 이를 계기로 월평유적지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잘 보존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외서초등학교는 ‘구석기인이 타임머신을 타고 와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유적을 지켜라! 월평탐사대 시즌2’를 준비하고 있으며, 출간한 동화책을 외서초 도서관에 전시하는 한편 지역 학교와 도서관에도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이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