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순천대, 총장 직무대리 추천 놓고 갈등 ‘심화’

순천대, 총장 직무대리 추천 놓고 갈등 ‘심화’

by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 2018.10.01

총장·학생회 “학생·직원 합의 없는 결과 인정 못해”
교수회 “구성원 전체 합의 요구, 상식에 맞지 않아”

교육부의 대학 평가 결과로 불거진 순천대의 학내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평가 결과에 따른 파장으로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번에는 총장 직무대리 추천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면서 내홍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교수회가 성치남 생명과학대 학장을 총장 직무를 대신할 교무처장으로 선출한 것을 두고, 학생회와 총장 측이 ‘학생과 직원 등 대학 구성원 전체의 합의 없는 선출 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강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순천대에 따르면, 순천대 총학생회와 6개 단과대학 학생회는 지난달 19일 학내 게시판 등에 대자보를 붙이며 교수회 중심의 총장 직무대리 선출에 반발하고 나섰다.

학생회는 대자보를 통해 “총장 직무대리 선출 건은 학내 중대 사안으로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학내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대학평의원회’에서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선출해야 한다”며 “순천대는 시행령이 공포된 지 50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대학평의원회’ 구성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장이 9월 3일 입장 발표문(사퇴 성명서)을 통해 '학내 구성원의 합의를 거쳐 직무대리를 추천해달라'고 했으나, 교수회는 전체 교수회의에서 후보자를 결정했다”면서 교수회가 어떤 기준으로 후보자를 추천한 것인지, ‘대학평의원회’가 아닌 ‘교수평의원회’에서만 논의한 이유 등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 박진성 순천대 총장측도 앞서 사퇴 성명서에 명시한 내용을 근거로 교수회의 직무대리 추천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는 지난달 28일 총장 비서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단순히 보직교수를 뽑는 게 아니라 총장 직무대리를 뽑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직무 대리 임명과는 관계없이 사표는 성명서에서 밝힌 대로 9월 말까지 제출하겠다”며 “교무처장이 공석으로 남더라도 다음 순위자가 직무대리 권한을 갖게 될 것이기에 직무대행 체제는 문제없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교수회는 총장과 학생회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교수회 측은 “교무처장 임명 건은 총장과 교수들 간에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전체 구성원 합의’ 요구는 상식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 한다”며 “교무처장은 직원입장에서 상사가 되고, 행정과 관계된 부분을 학생회에서 관여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학평의원회 구성은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학생회와 직접 만나 대화를 통해 오해 등을 풀어나가고자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는 총장이 나서서 정리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순천대는 교육부가 실시한 ‘2018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 하위권에 포함되면서 ‘역량강화대학’에 선정됐다. 이에 박진성 총장은 지난달 3일 성명서를 통해 ‘평가 결과에 책임을 지고 9월말까지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