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남학생 43%, 아침 굶어 ... 내년 3월부터 무상 아침급식

전남학생 43%, 아침 굶어 ... 내년 3월부터 무상 아침급식

by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 2019.04.08

‘아침식사 결식률’ 초등 62.7%·중 50.2%·고 52%

전남지역 초·중·고등학생 10명 가운데 4∼5명은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고, 이들 중 일부는 가정환경 탓에 끼니를 떼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교육청은 청소년기 아침식사를 거르는 건 교육적으로도, 건강상으로도 유해하다고 보고 이르면 내년 3월부터 무상 아침급식을 실시키로 했다.

5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도내 초·중·고생 19만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결과 ‘가끔 먹는다’를 포함한 아침식사 결식률은 42.9%에 달했다. 일본 81.6%, 중국 71.5%에 비해 크게 뒤쳐진 수치다.

설문 결과 ‘매일 아침식사를 먹는다’는 학생은 초등생 62.7%, 중학생 50.2%, 고등학생 52%로 나타났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시간이 없어서 △습관적으로 △군것질 때문에 △취사력이 없어서 등이 주를 이뤘다.

특히, 결식학생 가운데 ‘한부모나 조손가정, 저소득층, 맞벌이 등 가정환경적 이유로 아침을 먹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학생이 초등생 10.8%, 중학생 22.9%, 고교생 22.2%에 달해 이들에 대한 사회적, 교육적 배려가 우선 필요할 실정이다.

전남의 맞벌이 가구 비중은 57.9%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고, 농어업종사자만 20%, 한부모가정은 2만여 가구에 이른다.

반면 공교육의 틀 안에서 아침급식이 해결되는 경우는 고등학교의 경우 기숙사 입사생들을 중심으로 127개 학교에서 조식이 제공되고 있는 반면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아침급식을 실시하는 학교가 거의 없다.

아침 결식은 학습 능력 저하와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로 인한 아동 청소년기 비만 증가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만도 2015년 3조 400억 원에서 2018년에는 11조 4679억 원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아침식사를 하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내신등급, 수능 평균성적은 식사를 거르는 학생들보다 뚜렷한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문제 의식에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처음으로 전국 15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쌀로 만든 아침간편식을 제공하는 사업이 시범실시되고 있다. 학생 아침식사 확대 방안 모색을 위한 관련 토론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이 같은 시류를 감안, 전남교육청도 무상 아침식사 제공을 이르면 내년 3월 실시할 방침이다.

소요 예산은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동시 시행할 경우 연간 458억 원(식품비 367, 인건비 91)으로 추산되고, 군(郡) 지역을 기준으로 하면 12억 7000만원(간편식 9억 7000, 인건비 3억 1000)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원 부담으로 전면 실시가 어렵다면 결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농어촌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실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장석웅 교육감은 최근 전남도의회 이보라미 의원의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청소년기 아침식사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공감하고 있다”며 “시범이든 전면 실시든, 부분적으로 시행하든 내년 3월부터는 어떤 형태로든 무상 아침간편식을 실시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