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순사건재심대책위 “공소기각, 절대 안 돼”

여순사건재심대책위 “공소기각, 절대 안 돼”

by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 2019.06.13

순천시청서 재심 재판 쟁점 관련 시민설명회 열려
군법회의 명령서·미군 기록 등 민간 희생 입증자료 공개
여순사건재심대책위원회(공동집행위원장 주철희)가 시민 설명회를 열고, 70여 년 전 여순사건 당시 처형된 민간인 희생자 3명의 군사재판 과정관련 자료를 공개하며 무죄판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12일 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여순사건 재심 재판의 쟁점’에 대한 시민 설명회를 갖고, 당시 재판이 존재했던 점을 알 수 있는 명령서와 이를 기사화한 신문기사 등 다양한 기록을 공개했다.

여순사건재심대책위원회가 기록을 발굴해 재판 전에 미리 공개하는 것은 ‘판결서가 없다’는 이유로, 또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소 기각’이라는 식의 사법적 판단이 내려질 것을 거부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주철희(여순항쟁 연구가) 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9차례의 군법 회의와 이를 기록한 신문기록, 미국 국방부 문서, 사형인수를 기록한 미군 자료, 판결 명령서인 명령 3호와 명령 5호 존재, 외신기자의 보도사진과 사진 설명의 일치 여부 등 기록들을 제시했다.

주 위원장이 제시한 쟁점은 당시 군사재판이 있었는지와 재판이 있었을 경우 절차적 적법성 확보 여부다.

그는 당시 상황이 담긴 군사재판 기록과 신문 보도 내용, 판결집행 명령서 3호 등 중요 사료를 제시하며 당시 군사재판이 확실히 있었음을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당시 기사 기록에서 희생자가 사형을 당하면서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거나 애국가를 부르면서 숨을 거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이를 보고 어떻게 국가에 반역을 저지른 죄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미군 자료도 총 군법회의 수와 1700명의 군법회의 회부 및 사형 등의 기록을 남겼으며, 민간인을 재판하는 호남계엄지구 고등군법회의 등 군사재판이 실제 존재했음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민간인을 군법회의 회부 때 기소장을 반드시 가족에게 송부해줘야 하는데 누구도 받은 적이 없다”며 “유족들은 군사재판이 있었던 사실을 몰랐고 지금껏 알 수 없어서 항변을 못했지만, 한 유족이 명령3호를 발굴해 군사재판이 있었음이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군사재판이 있었다는 사실은 4차 군법회의 판결언도까지 언론에 보도됐으나 이후 9차 군법회의까지 보도되지 않는 것을 봤을 때 계엄령에 의한 언론통제가 있었음이 확인된다”며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주철희 위원장은 “명령 3호, 명령 5호만 보더라도 재판이 있었던 사실이 설명되고, 희생자가 범죄사실과 죄과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는 사실로도 재판의 근거가 된다”면서 “사법절차의 오류나 판결서의 보관 등 모든 사법적 작용의 책임은 국가에 있고, 국가의 잘못을 국민에게 전가할 수는 없기에 ‘공소기각’이 아닌 올바른 재심재판을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 4·3 재심 재판의 경우 재판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과거 근거자료가 없어 ‘공소기각’ 결정이 난 바 있다. 공소 기각 결정은 유무죄를 따지는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희생자의 명예 회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때문에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들과 이를 지원하는 시민사회단체는 ‘공소기각’ 결정이 나지 않도록 증거 및 자료 수집에 매진하고 있다.

한편, 여순사건 재심재판은 오는 24일 오후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다. 재심대책위원회는 재판 전 발굴하거나 수집한 근거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