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유적조사 ... ‘1.26㎞ 둘레의 타원형 석성’ 사실 확인

보성군이 의병 역사 유적 발굴·복원에 힘을 쏟고 있다.

7일 군에 따르면, ‘보성 조양현성 유적조사 용역’을 수행한 전남대 문화유산연구소가 지난달 20일 조성면 우천리 고내마을에 있는 조양현성이 조선시대의 체성 축조기법으로 지어진 군사 요새임을 밝혀냈다.

문화유산연구소는 현지조사 결과 내성 일부와 외성의 서벽·남벽·북벽일부, 성돌, 성곽 유구 등과 2개의 샘을 확인, 조양현성이 총 1.26㎞ 둘레의 타원형 석성임을 알아냈다.

조선시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조양현성에 대해 ‘돌로 쌓았는데 둘레가 2755척이요 높이가 7척이고 그 안에 우물 2개와 군창(조양창)이 있다’고 묘사하고 있다.

이는 조선후기 사용했던 자인 포백척을 기준(46.73cm)으로 환산하면 조양현성 둘레가 1.26㎞라는 연구진의 조사결과를 충분히 뒷받침한다.

조양현성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과의 인연도 깊어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

‘난중일기’ 1597년 정유년 8월 9일 기록에는 ‘저녁에 보성 조양창(현 조성면 고내마을)에 이르니 사람은 하나도 없고 창고 곡식은 봉한 채 그대로였다. 군관 4명을 시켜 지키게 하고, 김안도의 집에서 잤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순신 장군은 이날부터 3일간 김안도의 집과 양산항(원) 집에 머물면서 최대성 장군과 송희립 장군을 만나기도 했으며, 조선 수군을 모집해 명량대첩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명량대첩으로 향하는 조선수군의 군량미가 이곳 보성 조양창에서 보급됐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조양현성(兆陽縣城)에는 600석 규모의 군량미 저장소가 있었다. 보성군은 이번 유적조사를 통해 발견된 우물 2곳 중 한 곳을 이순신장군과 의병들이 마신 물이라 하여 ‘이장군 샘’으로 명명하고 우선 복원하기로 했다.

또한 이순신 장군이 올린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는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尙有十二) 장계를 썼던 ‘보성 열선루’ 등 보성의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해 조선수군과 보성의병의 활약상을 역사문화 관광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보성군은 임진왜란 때 700의병을 일으킨 죽천 박광전(1526~1597) 선생과 전라좌도의병장 삼도 임계영(1528∼1597) 장군을 비롯해 머슴살이 의병장 안규홍, 독립운동의 아버지 홍암 나철 선생, 독립운동 선각자 송재 서재필 선생 등 의향의 고장으로, 앞으로도 의병 역사 유적 발굴과 복원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