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진짜로 배래부렀구만”
“올 추석은 진짜로 배래부렀구만”
by 운영자 2007.09.19
“그래도 식구들끼리 입맛은 다셔야제”
추석 대목 무색한 순천 아래 시장 풍경
평소라면 난리가 났을 터였다. 자식들 한병씩 안겨줄 요량으로 참기름 짜는 고소한 냄새 진동하고, 저 멀리 승주 넘어서까지 와 사람 다니는 길가에 좌판을 벌여 배, 사과, 감을 팔고, 새벽부터 멀리 고흥, 완도, 목포 등지서 떼온 생선들 사라며 온 장터가 내내 북적북적 시끌벅적했을 터다.
비싸네, 뭐가 비싸냐 더 주쇼, 남는 거 없어 안된다 한판 재미난 실랑이도 벌어지고 엄마 따라 나온 아이는 덩달아 들떠 이것 사달라 저것 사달라 떼도 썼을 테다. 평소대로라면….
헌데 추석 연휴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18일, 순천 아래 시장은 휑하다. 2일 7일 장이 서는 장날이 아니라 그러려니 하고 돌아서려다 이맘때쯤이면 장날의 구분이 희미해지는 ‘대목’ 아닌가 싶어 찬찬히 장을 둘러본다.
마주 오는 사람이 머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할만큼 복잡하게 길을 메우던 길가 난전은 오간 데 없고, 번듯한 상가를 가진 곳마저도 문을 걸어 닫았다. 비 탓이다. 바람 탓이다. 지난 주말 순천을 휩쓴 태풍 ‘나리’ 탓이다.
“아이고, 올해 추석은 진짜로 배래부렀어. 뭣이 있어야 갖고 와서 팔제. 아조 논에고 과수원에고 뭣이 한나도 없당께. 또 없는 사람들만 죽어나게 생겼어.”
태풍이 쓸고 가기 전 사둔 과일을 가지고 나왔다는 한 상인은 휑한 장을 둘러보고 한 마디한다.
추석 대목 무색한 순천 아래 시장 풍경
평소라면 난리가 났을 터였다. 자식들 한병씩 안겨줄 요량으로 참기름 짜는 고소한 냄새 진동하고, 저 멀리 승주 넘어서까지 와 사람 다니는 길가에 좌판을 벌여 배, 사과, 감을 팔고, 새벽부터 멀리 고흥, 완도, 목포 등지서 떼온 생선들 사라며 온 장터가 내내 북적북적 시끌벅적했을 터다.
비싸네, 뭐가 비싸냐 더 주쇼, 남는 거 없어 안된다 한판 재미난 실랑이도 벌어지고 엄마 따라 나온 아이는 덩달아 들떠 이것 사달라 저것 사달라 떼도 썼을 테다. 평소대로라면….
헌데 추석 연휴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18일, 순천 아래 시장은 휑하다. 2일 7일 장이 서는 장날이 아니라 그러려니 하고 돌아서려다 이맘때쯤이면 장날의 구분이 희미해지는 ‘대목’ 아닌가 싶어 찬찬히 장을 둘러본다.
마주 오는 사람이 머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할만큼 복잡하게 길을 메우던 길가 난전은 오간 데 없고, 번듯한 상가를 가진 곳마저도 문을 걸어 닫았다. 비 탓이다. 바람 탓이다. 지난 주말 순천을 휩쓴 태풍 ‘나리’ 탓이다.
“아이고, 올해 추석은 진짜로 배래부렀어. 뭣이 있어야 갖고 와서 팔제. 아조 논에고 과수원에고 뭣이 한나도 없당께. 또 없는 사람들만 죽어나게 생겼어.”
태풍이 쓸고 가기 전 사둔 과일을 가지고 나왔다는 한 상인은 휑한 장을 둘러보고 한 마디한다.
[ 사진설명 : 아무리 비싸도 차례상 올리고 새끼들 먹을 것이니 사간다는 아주머니. 1상자 4만5000원짜리 금싸라기 사과 망가질 새라 꼭 붙든다. ]
“그래도 자석들 모인디 입맛이라도 다셔야제. 차례상에도 올리고. 비싸다고 한나도 안 사문 쓰가니. 헐 도리가 있는디. 또 이럴 때 일수록에 우덜이 한나라도 더 사줘야 저 냥반들도 추석 쇠제.”
아침 일찍 장에 나와 사과 한 상자를 사들고 가는 길이라는 한 아주머니는 행여 금싸라기만큼 비싸게 준 사과가 버스길에 넘어지기라도 할 새라 단단히 붙들고 있다.
뭐 어느 해 명절이라고 여유로웠던 덕이 있었던가마는 올 추석 경기는 더 맵차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하나라도 더 사주고, 조금이라도 더 싸게 팔면 또 그렇게 그렇게 마음을 추스릴 것이다.
[ 글·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icross.co.kr ]
“그래도 자석들 모인디 입맛이라도 다셔야제. 차례상에도 올리고. 비싸다고 한나도 안 사문 쓰가니. 헐 도리가 있는디. 또 이럴 때 일수록에 우덜이 한나라도 더 사줘야 저 냥반들도 추석 쇠제.”
아침 일찍 장에 나와 사과 한 상자를 사들고 가는 길이라는 한 아주머니는 행여 금싸라기만큼 비싸게 준 사과가 버스길에 넘어지기라도 할 새라 단단히 붙들고 있다.
뭐 어느 해 명절이라고 여유로웠던 덕이 있었던가마는 올 추석 경기는 더 맵차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하나라도 더 사주고, 조금이라도 더 싸게 팔면 또 그렇게 그렇게 마음을 추스릴 것이다.
[ 글·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icross.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