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도 숨 좀 쉬자”

“우리도 숨 좀 쉬자”

by 운영자 2007.11.08

나는 올해로 꼭 마흔 둘이 됐다. 이곳 백운산에서 살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지금은 저 멀리 억불봉에까지 내 손자가 있다. 어려울 때는 땔감으로 몸이 잘려 나가기도 하고 껍질이 뜯겨 나가기도 했지만 내가 쓸모가 있다는 것에 나는 행복했다. 무엇보다 그런 나를 고마워하고 귀히 여기는 이들이 많았기에 즐거웠다.

언제부턴가 사는 것이 편해지자 사람들은 관광으로 때론 건강을 위해 산을 자주 찾기 시작했다. 저마다 다른 이들을 지켜보는 것이 내 큰 즐거움이었지만 그때부터 나는 성장이 더뎌지기 시작했다. 바로 내 가지 마디마디를 옥죄는 저 띠들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연보호’나 이곳에 다녀갔다는 ‘표식’을 남기기 위해 내 가지에 띠를 묶어두지만 나는 저 띠들 때문에 양분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한다. 그런 가지들은 몇 년이 지나면 어김없이 썩어 떨어지거나 가벼운 바람에도 꺾인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이 어찌 내게 이럴 수 있는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간의 이기심이 나를 죽게 한다는 것을 인간들은 알기나 할는지.

[ 글·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icros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