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양항 동쪽 둑 붕괴, 항구 대책 표류

광양항 동쪽 둑 붕괴, 항구 대책 표류

by 운영자 2010.04.20

18일 복구 대책 모임서도 해결책 도출 못해

지난해 8월 발생한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우측 둑 붕괴사고 이후 학계의 원인조사, 검찰의 수사 결과 등이 발표됐으나 붕괴된 둑의 항구 축조 대책은 지금껏 표류하고 있다.

관계 기관과 업체 등은 둑 붕괴사고 발생 8개월 만인 최근 항구 대책을 위한 모임을 가졌으나, 이곳에서도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18일 광양시 등에 따르면 영산강유역환경청, 전남도, 광양시, 광양제철, 인선이엔티, 환경단체 관계자 등이 최근 광양시 금호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항구복구 대책을 위한 모임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3개의 안이 잠정 도출됐다. 그러나 관계기관과 업체의 시각이 각각이어서 시간만 허비하는 결과를 빚었다.

이날 둑 붕괴사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첫 번째 방안으로 인선이엔티 소유의 현 매립장을 육상으로 이전하는 안이 제시됐다.

이는 안정성과 환경적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하지만 대체 신규매립장 선정과 부지조성, 해당 지역 주민들의 집단민원, 엄청난 이전비용 부담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실제 인선이엔티 측은 이 자리에서 반발했다.

둘째 안은 매립장 주변 동호 둑 전체에 대한 압성토 공법으로, 붕괴된 둑과 인접한 바다에 토산(土山)을 쌓아 이 무게로 둑 밑 기초 부분의 토사 이동을 막는 공법이다. 낮은 시공비와 안정성이 확보된 안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붕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항소와 민사재판이 진행 중이서 ‘시공 주체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결론을 냈다. 결국 시간만 허비했다.

셋째 안은 매립장 주변을 빙 둘러 땅속에 견고한 벽체를 설치하는 ‘지중연속벽체설치안’이다. 이는 즉시 시공할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공사비용이 무려 1000억원에 달해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참석기관 대부분은 원칙적으로 첫째안인 ‘매립장 이전’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현실적으로 관련 난제가 산적해 있다는 사실에도 공감하면서 최종 결론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 모임은 항구대책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을 보여 주었다.

지역민과 환경단체 등은 “이번 사고가 국가적 재난급의 환경문제인 만큼 환경부 등 정부 차원의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청과 둑의 소유권자인 광양시 등은 사실상 항구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재정적 부담을 안기가 버거운 것으로 확인됐다.

어민 등은 “국내 굴지의 기업인 포스코가 앞장 서 항구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포스코 역시 원인 규명 과정에서 ‘책임이 없다’는 결론이 난 상태여서 거액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97년 광양제철이 축조한 동호 둑은 지난해 8월 23일 새벽 전체 7.6㎞ 가운데 폐기물매립장 하단에 위치한 둑 200여m가 바다 쪽으로 4~5m씩 밀려나면서 둑과 도로 곳곳이 붕괴되고 매립장에서 나온 침출수 수만톤이 바다로 유입되는 환경사고가 발생했다.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