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계속 논쟁 … 내년 3차 발사 불투명
한-러 계속 논쟁 … 내년 3차 발사 불투명
by 운영자 2011.06.22
나로호 책임 공방 “1년이 그냥 갔다”
러시아의 책임인가, 한국의 책임인가.
지난해 6월 10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는 137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2009년 8월25일 1차 발사 실패에 이은 또 한번의 실패였다. 발사에 실패한 지 1년이 다 됐지만 정부는 실패의 책임 소재조차 가리지 못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8일 “사고 원인에 대한 기술적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발사 실패 이후 책임 소재가 한국에 있는지, 러시아에 있는지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나로호는 100㎏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한국 최초의 위성발사체다. 2단 로켓으로 구성돼 있으며 1단 로켓은 액체엔진으로, 2단 로켓(킥모터)은 고체엔진으로 만들어졌다.
1단 로켓은 러시아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공동 제작했다. 2단 로켓은 국내 기술(항우연)로 개발했다. 정부와 러시아는 발사 실패 이후 기술전문가로 이뤄진 실패조사위원회를 4차례 열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한·러 양국은 러시아가 제작한 로켓 1단부의 1·2단 분리장치와 한국이 제작한 비행종단시스템의 결함이 실패 원인인지에 대해 조사해왔다. 양측은 로켓 산화제 탱크의 오작동 가능성 등 실패 원인에 대한 논의를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실패 책임 인정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고, 이는 곧 3차 발사의 거액 비용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합의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욱이 2차 발사 때 폭발로 바다에 떨어진 잔해를 수거하지 못한 상황에서, 폭발 직전까지 2분여 동안의 데이터만으로 실패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과 러시아 양국은 민간위원을 새롭게 참여시켜 이달 중 5차 실패조사위를 열겠다는 데 합의한 상태다.
교과부는 내년에 3차 발사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발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차 발사의 실패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3차 발사를 시도했다가 비슷한 사고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차 발사용으로 책정된 예산 180억원도 집행되지 않고 있다. 나로호 발사 실패로 한국형발사체(KSLV-2) 개발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형발사체는 아리랑 위성과 같은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려놓을 수 있는 3단형 우주발사체다. 2단 발사체인 나로호보다 진일보한 형태로 정부는 2021년까지 한국형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이었다.
지금까지 우주발사체는 항우연 주도로 개발해왔으나 교과부는 최근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이끌 단장을 공개 공모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교과부 관계자는 “나로호가 두 번이나 발사에 실패하자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압박이 심했다”며 “외부 교수들이나 산업체에서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참여하겠다는 주장이 거세져 교과부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 경향신문
사진설명-지난해 6월 10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는 137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