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부녀에 중형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부녀에 중형

by 운영자 2011.11.14

1심 무죄 선고 석방 후 1년 9개월 만에 법정 구속
지난 2009년 발생한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과 관련,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백모(61)씨 부녀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모두 중형을 선고했다.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창한)는 10일 존속살해와 살인,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백씨와 딸(28)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지난 2009년 9월 11일 구속 기소된 뒤 지난해 2월 18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석방된 백씨 모녀는 1년9개월 만에 다시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검찰 진술 경위와 태도, 정신감정, 지적능력 등을 종합하고 청산가리 형태와 색깔, 보관 방법 등의 범행 내용에 대한 진술이 동일한 점으로 미뤄 자백 진술에 대한 임의성과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부녀가 청산가리를 탄 막걸리를 이용해 아내와 어머니를 살해하고 다른 사람까지 숨지게 한 뒤에도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진술을 번복한 점을 감안하면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단, 딸의 경우 어린 나이에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해 왜곡된 성 관념으로 범죄의식 없이 범행을 저지른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백씨 부녀가 살해를 공모한 점과 범행 동기에 의문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막걸리와 청산가리 구입 과정과 보관 등 검찰 증거에 대해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부녀의 자백에 의한 진술의 증거 능력도 낮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1심 재판부는 부녀의 공모 여부에 대해 “평소 부녀가 성관계를 했더라도 마음을 터놓고 지낸 사이가 아니며, 친어머니를 살해할 마음을 품었는지도 의문”이라며 “공모가 이뤄진 시기나 독극물 구입 시기 및 보관, 막걸리 사용 등 진술이 일치하지 않거나 일관되지 않는다”며 검찰의 공소내용을 배척했다.

당시 1심에서 검찰은 백씨와 딸에게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구형해 무죄가 선고된 뒤 무리한 기소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11차례에 걸친 1심 공판 과정에서 검찰이 유전자 감식 등 추가 증거 조사를 이유로 재판부에 변론재개를 신청했지만 재판부가 백씨 부녀의 구속기간이 길다는 판단에 따라 불허 처분을 내리는 등 ‘검(檢)-법(法)’ 갈등까지 빚어졌다.

딸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이웃 주민으로부터 6차례에 걸쳐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해 이웃 주민이 구속됐다가 거짓 진술임이 드러나 풀려나는 등 마을 일대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백씨 부녀는 2009년 7월 6일 오전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이자 어머니인 ㄱ(당시 59)씨에게 건네줘 희망근로에 나간 ㄱ씨와 ㄴ씨가 이 막걸리를 마시고 숨졌으며 함께 마신 2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진설명-독극물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막걸리를 마시고 노인 1명이 숨지고 3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사건을 수사 중인 순천경찰서 관계자들이순천 황전면 사건 발생 장소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일반인들의 접근을 차단했다(2009년 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