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역 저소득층 자활 돕는 ‘순천자활센터’

지역 저소득층 자활 돕는 ‘순천자활센터’

by 운영자 2013.03.20

“잊고 살던 희망 함께 찾아요”
받기만 했던 이들이 자립하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도 돌보고
▲사진설명- 이달 초 순천 낙안의 세쌍둥이네 창고를 욕실이
달린 방으로 개조한 순천자활센터 주거복지사업단

순천에 사는 김인순(가명)씨는 지난해 말, 일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출근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수발한다. 김씨는 지난해 처음 요양보호사라는 ‘어엿한’ 직업을 갖게 됐다.
베테랑 선배들에 비하면 아직은 서툴지만, 서툰 손길이라도 어르신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어 기쁘다. 매달 고정적인 월급을 받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 돈으로 짜임새 있게 살림을 꾸릴 수 있어 행복하다. 기초생활수급비로 나오는 돈만 바라보며, 의욕 없이, 희망마저 없이 지내던 때가 불과 1년 전이다. 김씨는 이제 내일보다 당장 오늘만 근근이 살아내던 지난날로 돌아가지 않을 작정이다. 오늘도 김씨의 출근길은 힘차다.

■ 저소득층의 자활 도와
2001년 설립된 순천지역자활센터는 국민기초생활보장을 받는 지역 내 저소득 취약계층의 자활·자립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센터를 거쳐 간 이들만 해도 몇 백 명. 현재도 80여명의 저소득 취약계층이 이곳에서 내일의 희망을 찾고 있다.
“자활센터는 글자 그대로 지역의 일할 수 있는 저소득층이 교육을 통해 노동을 하게 하고 정당하게 그 대가를 받으며 ‘스스로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순천지역자활센터 허규만 센터장은 “센터는 형편이 어렵다고 그저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도 일을 하고 희망을 찾도록 다리를 놓는다”고 설명한다.

현재 이곳 센터는 저소득층 80여명이 9개의 자활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다.

순천센터의 사업단은 ▷자활근로자가 지역의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주거복지사업단 ▷순천시 내의 아파트 등에서 청소를 하는 청소사업단 ▷운동화 등의 신발을 세탁하는 운동화세탁사업단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등의 옷과 이불 등을 수거해 세탁하는 홈클리닝사업단 ▷손세차를 전문으로 하는 세차사업단 ▷묘목을 가꾸는 그린육묘사업 ▷분식점 창업을 위한 꼬마분식사업단 ▷요양보호사를 양성,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간병사업단 ▷작은 정원을 가꾸는 한평정원사업단 등 총 9개.

이 가운데 저소득 취약계층의 근로 능력과 선호에 따라 9개의 사업에 각각 참여해 그 분야의 기술을 습득하고, 열심히 살 희망과 의욕도 함께 익히게 된다.

이들 가운데 기술을 뛰어나고 의욕적인 이들은 자활기업 창업도 가능하다. 순천에도 이미 꼬마분식사업단과 세차사업단, 운동화세탁사업단 등이 자활기업으로 창업을 했다.

■ 나보다 어려운 이웃 돌본다
나라에서 보조를 받아야 살 수 있었던 자활근로 참여자들은 이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이달 초 주거복지사업단에 참여한 6명의 자활근로자들은 낙안의 세 쌍둥이네에게 집을 선물했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도움으로 자활근로자들은 원래 창고로 쓰던 곳을 다리가 불편한 세쌍둥이 막내 동주(가명)가 편히 씻고 잘 수 있는 욕실이 달린 방으로 탈바꿈시켰다.

“세 쌍둥이네를 보니 참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저희도 형편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아픈 손녀를 돌보는 할머니를 만나고, 밝은 아이들을 보니 ‘더 좋은, 아이가 더 잘 쉴 수 있는 집을 지어야겠다’ 생각했죠.”

일주일동안 집 개조에 참여한 자활근로들은 공간이 다 만들어진 뒤에도 다시 찾아가 부족한 부분을 살피며 제집마냥 살뜰히 돌봤다.

“예전에 우리도 남의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는 우리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은 도와야지요.”

자활근로를 통해 스스로 살 기술을 습득하고 희망을 가진 이들은 이제 다른 이들의 희망도 함께 꿈꾸게 됐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96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