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카이큐브 갈등, 순천·광양 감정싸움으로 ‘불붙어’

스카이큐브 갈등, 순천·광양 감정싸움으로 ‘불붙어’

by 김회진 기자 kimhj0031@hanmail.net 2019.03.28

순천 ... 시민토론회 개최·민간단체 현수막 공세
광양 ... 경제단체, 반기업 정서·지역갈등 우려 표명
“감정보다는 합리적인 대처로 만족하는 결과를...”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문학관 사이 4.62㎞ 구간을 운행하는
소형무인궤도차 스카이큐브.

수년간 적자운영에 허덕이던 순천만 스카이큐브 갈등이 부상하면서, 결국 순천·광양 두 지역 간 감정싸움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스카이큐브 운영업체인 (주)순천에코트랜스는 올해 1월 순천시의 협약조건 불이행에 따른 누적적자를 이유로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러면서 운영사는 대한상사중재원에 협약해지에 따른 1367억 원의 손해배상 중재를 신청했다.

이곳의 중재판정 효력은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며, 단심제로 끝난다.

이에 순천시는 운행사의 모기업인 포스코의 갑질 횡포라는 극단적 표현과 함께 정조준하며 시민 여론을 결집하고 있다.

허석 순천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스카이큐브 협약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1367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거대기업인 포스코의 갑질 횡포에 맞설 것”이라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순천지역 민간단체들은 순천시청 앞 도로를 중심으로 시내 전역의 주요 사거리에 포스코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민심을 결집하고 있다.

특히 오는 30일 허석 시장은 조곡동 장대공원에서 ‘포스코 횡포! 순천시민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시민광장토론회를 주관하는 등 포스코를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순천 전역에 포스코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인근 광양에서는 순천시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감정싸움으로 확산되고 있다.

광양상공회의소는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순천시는 합리적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기업의 사회공헌만을 강조하며 포스코를 미세먼지 주범인양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반기업정서를 확산하고 있다”며 순천시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의는 “운영사인 순천에코트랜스와 순천시가 맺은 협약내용에 대한 객관적 사실과는 별개로 순천시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법과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순천만 스카이큐브를 둘러싼 갈등이 지역 간 감정싸움으로 확산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져가고 있다.

실제 지난 2008년 순천대 공과대학의 광양 이전을 놓고 두 지역은 극심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갈등을 확산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순천시민 박모씨(58)는 “현재 진행 중인 순천시의 여론몰이 방식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 의문스럽다”며 “스카이큐브를 중단하게 된 문제의 원인을 찾아보고 중재원 판결에 대처하는 게 더욱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광양시민 이모씨(45)도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순천시의 답답한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갈등을 부추기는 행정은 삼가야 한다”며 “양 측이 차분하고 합리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중재원에서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보조금 유용 의혹’ 허석 시장, 검찰 송치 앞둬 하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한편, 스카이큐브는 포스코가 순천시와 협약을 맺고 610억 원을 투자해 만든 소형무인궤도차로, 순천만국가정원역∼순천문학관역 4.62㎞구간 레일 위에서 40여대를 운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