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순천시 ‘수능 당일 급식 지원 계획’ 무산 위기

순천시 ‘수능 당일 급식 지원 계획’ 무산 위기

by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 2019.10.31

이영란 시의원 “순천교육청·순천시 업무 태만” 지적

수능시험 당일인 내달 14일 수험생들에게 점심 급식을 지원한다는 순천시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대해 순천교육지원청과 순천시는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초 ‘수험생 급식 지원’은 지난 5월 제232회 순천시의회 임시회에서 이영란 의원이 시정질문을 통해 순천시에 제안했다.

이는 수능 당일 수험생들에게 급식을 지원해 도시락을 준비하는 학부모들의 수고를 덜뿐만 아니라, 교육적 측면에서도 보편적 복지 구현의 의미가 있어 학부모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제안이다.

시정질문 당시 순천시도 이 의원의 의견을 반영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순천교육지원청은 수능을 2주가량 앞둔 지난 28일, 수능시험 고사장에 해당하는 학교장, 교육관계자 등과 협의회 회의를 진행한 결과, 고사장 급식실 좌석 부족 등의 문제로 올해는 실시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순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수능날 급식 지원에 대해서는 9월 말에야 알게 됐다”며 “9월 26일 순천시로부터 온 전화로 관련 예산이 세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다음날인 27일에서야 관련 공문을 받았다”며 준비 기간이 부족했음을 토로했다.

이어 “10월 1일 협의를 시작했고, 학교장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현장 여건상 시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9개 고사장의 급식실 좌석과 해당 고사장 이용 수험생 인원을 비교한 결과, 9곳 중 3곳은 좌석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사장에서의 급식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해당 학교장이 갖고 있다”며 “10월 28일 2차 협의회에서는 학교장 의견을 수렴했고, 낯선 급실식 이용으로 인한 혼란 등 여러 우려와 함께 급식실 좌석 부족 문제가 크게 대두돼 이 같이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순천시는 순천교육지원청에 공문은 9월에 보냈으나 이전부터 구두상의 논의는 이뤄져왔으며, 사업 진행은 교육지원청 몫이라는 입장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올해 4월 고등학교장 간담회 자리에서 학교장들의 ‘수능 당일 수험생 급식 지원’ 요청(예산)이 있었고, 이 자리에는 교육지원청 관계자도 있었다”며 “이영란 의원이 시정질문 한 이후에도 교육지원청과 구두상으로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 기관이 서로 책임만 회피하는 상황에서, 당초 학교장과 교육지원청 관계자, 순천시 관계자가 함께 한 가운데 추진 가능 여부, 계획을 사전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영란 의원은 “수능당일 급식지원은 당초 고등학교 교장들과 학부모들의 건의를 토대로 정책 제안을 했다”면서 “6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몇몇 학교장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내년부터 실시하자는 결정은 일방적인 행정 편의주의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교육지원청에서 내세우는 무산 이유인 급식실 좌석 부족과 낯선 급식실 이용으로 인한 혼란 등 문제는 업무 태만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업무과정의 확인을 소홀히 한 순천시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며 향후 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