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양 산사태 무분별한 산지 개발 탓

광양 산사태 무분별한 산지 개발 탓

by 운영자 2011.08.30

소득 작목 키우려 산지 파헤쳐

광양시 백운산 계곡 아래 자리한 ‘진상면 주민’들은 요즘 죄인처럼 마음 졸이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 7일 태풍 ‘무이파’ 영향으로 발생한 산사태의 주 원인이 주민들의 ‘무분별한 산지개발’에 따른 것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무이파’로 진상면 369곳에서 산사태가 발생, 주택 19채가 침수되거나 반파되고 도로와 제방·하천 등이 유실돼 모두 141억64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광양시 전체 12개 읍·면·동의 피해액 232억8800만원의 60%가량을 차지한다.

광양시 재난관리부서 관계자는 “진상면 주민들이 뿌리를 깊이 내린 밤나무를 무분별하게 베어내고 경사가 심한 계곡 근처까지 단단하게 굳어 있는 본래 산지를 파헤쳐 고사리와 고로쇠·매실나무를 심어서 재앙을 키웠다”고 말했다.

실제 광양시가 진상면의 산사태 지역 59㏊, 738필지를 분석한 결과 55%가 산채류나 유실수를 심은 곳이며, 38%는 연약지반에 급경사지였고, 나머지 7%는 농사를 짓기 위한 작업로 개설지역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피해가 ‘산지개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상면 주민들은 2008년부터 광양시의 권유에 따라 산지개발을 시작했다. 주민들은 대대로 심어 둔 밤나무가 수령 60년이 넘는 고목이 되면서 열매가 부실하고, 밤이 다른 작목에 비해 소득이 낮아지면서 시 측의 권유에 적극 동참했다.

고로쇠와 매실은 심은 지 겨우 3년여 밖에 되지 않아 많은 소득은 나오지 않았지만 고사리는 짭짤한 소득원으로 자리잡았다. 주민들은 지난해 기준 70㏊에 고사리를 재배해 고사리 71톤을 생산, 3억6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산지 개발을 위해 진상면에서 베어 낸 밤나무밭은 97㏊에 달한다. 광양시는 고사리를 기준으로 ㏊당 420만원씩 지원했다.

하지만 산사태 원인이 무분별한 산지 개발로 드러나면서 책임은 고스란히 주민 쪽으로 돌려지고 있다. 복구작업을 하느라 경황없는 주민들은 이제야 산림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성부 진상면 어치리 지게마을 이장(53)은 “현재 주민들이 공황상태에 빠져 있어 뭐라고 말할 수 없으나, 주민들도 산림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인접 회두마을 정영석 이장(40)도 “이번 산사태는 워낙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려 발생했는데도 책임을 주민에게 돌려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성웅 광양시장은 “이제 광양시도 지구 온난화 현상과 함께 재해 안전지역이 아님을 실감한다”며 “이에 걸맞은 기상관측 장비를 갖춰 주민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