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순천광양 지상파 HD 왜 안 나왔지?
28일 순천광양 지상파 HD 왜 안 나왔지?
by 운영자 2011.11.30
케이블 가입자 지상파 HD 못 봐 … 합의 불발로 시청자 불편
“우리집 텔레비전이 이상한 줄 알았어요. EBS나 KBS1은 디지털 고화질 방송이 나오는데, KBS2·MBC·SBS는 안 나오더라고요. 간혹 그런 일이 있어서 신호가 약했나보다 했는데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였어요. 방송 관련 업체들이 이익에만 급급해 시청자들의 불편을 고려치 않고 고화질 송출이 중단하는 사태까지 이르다니 너무 어이없어요.”
순천 덕암동의 주부 최진명(34)씨는 28일 퇴근 후 본 텔레비전 채널이 이상했다. 원인을 알지 못해 포털사이트 등에 검색까지 해봤다고.
종합유선방송 사업자들이 28일 오후 2시부터 KBS2·MBC·SBS 등 3개 지상파 디지털 고화질(HD) 방송의 재전송을 중단했다. 디지털 HD 방송을 시청하던 케이블 가입자 770만명이 표준화질(SD)로 지상파를 봐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는 “KBS·MBC·SBS 등 지상파 3사 측에 합의 의사가 없다는 것을 최종 확인함에 따라 지상파 디지털 HD 방송 신호 전송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선방송 사업자들은 지상파 HD 방송이 나오던 채널에 각각 ‘KBS·MBC·SBS의 요청으로 전송이 중단되고 있습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이에 따라 케이블 가입자 중 디지털TV로 지상파 HD 방송을 시청하는 약 500만명의 가입자와 HD 케이블 가입자 약 270만명 등 총 770만명의 가입자가 HD보다 화질이 떨어지는 SD로 지상파를 보게 됐다.
유선방송 사업자와 지상파는 지난 8월부터 ‘재송신 대가산정협의회’를 꾸려 유선방송 사업자가 지상파에 지급해야 하는 재송신료의 수준을 놓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지상파는 유선방송 사업자가 위성방송·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처럼 가입자당 280원의 재송신료를 지상파에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유선방송 사업자들은 오히려 지상파가 유선방송에 송출료를 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케이블TV 비대위는 “지난 24일 지상파 측이 구두로 합의 의사를 밝혀 극적 타결이 예상됐지만 정작 서면 합의서 작성을 거부함에 따라 협상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상파 측의 구두 합의에 대해 25일 내용증명을 발송했고, 합의서를 작성하기 위해 28일 지상파 3사를 직접 방문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8일 지상파 3사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중지 가처분 간접강제 신청에 대해 ‘CJ헬로비전은 신규 가입자에 대해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을 중단하고 이를 어길 시 결정문 송달일로부터 지상파 한 곳에 1일 50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유선방송 사업자들은 간접강제 이행금을 감당할 수 없으므로 HD 신호 송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협회는 “재판부 판결 범위는 신규 가입자에 대한 디지털 신호 재송신 금지였다”며 “기존 가입자에게까지 HD 재송신을 중단한 건 명백한 사실 왜곡이며 법원과 케이블TV 가입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방송협회는 “지상파가 무료 보편 서비스인 것은 지상파를 직접 이용하는 국민을 위한 것이지 콘텐츠를 무단으로 가져가 돈벌이에 사용하는 케이블 사업자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개최되는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청자 이익을 저해한 지상파와 유선방송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양측의 재송신 협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