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순천 승평중학교 체험활동 프로그램 큰 결실

순천 승평중학교 체험활동 프로그램 큰 결실

by 운영자 2012.01.27

교사 멘토·1박2일 체험 “폭력 없는 학교 만들었어요”
순천시의 승평중학교에서는 매년 3월 초 학기 시작과 함께 ‘타임캡슐’ 묻기 행사가 열린다. 교내 화단에 묻히는 타임캡슐에는 전교생이 ‘1년간의 소망과 약속’을 적은 편지들이 들어간다.

승평중학교의 타임캡슐 행사는 지난해 처음 실시됐고, 지난달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첫 개봉행사가 열렸다.

평소 친구들한테 괴롭힘을 많이 당했던 1학년 ㄱ군(14)의 글에는 “학교에 가기가 싫다. 폭력에 시달려 괴롭다. 밝은 학교를 소망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교내 말썽꾼이었던 3학년 ㄴ군(16)의 글에는 “진로를 위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착하게 학교생활을 해야겠다. 쉽지 않을 것 같지만 노력하겠다”는 약속이 쓰여 있었다.

이들의 작은 소망과 약속은 이뤄졌다. 타임캡슐을 묻었던 지난해 처음으로 교내 폭력사건 ‘제로’를 기록한 것이다.

타임캡슐 개봉 행사에서 학생들은 서로 손을 잡고 격려했다. ㄴ군은 “평소 화가 치밀어도 타임캡슐에 담긴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날 크리스마스트리에 새해 ‘소망카드’를 걸고 서로를 격려했다.

정광태 교장은 “ ‘꿈과 사랑의 학교 공동체’가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남녀 학생 40명에 교사가 9명인 농촌학교이다.

지난해 전교생 가운데 25%가량인 9명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다른 9명도 결손가정 자녀였다. 그러다 보니 이 조그만 시골학교에서 2010년까지만 해도 일주일이 멀다 하고 학교폭력과 금품 갈취가 잇따랐다.

심지어 학생 2명이 성폭력 혐의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기도 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품성을 밝고 긍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타임캡슐 묻기’와 ‘소망카드 걸기’ ‘교사 멘토링제’ ‘애플데이 운영’ ‘1박2일 현장 체험’ 등을 실시했다.

멘토링제는 교사 1명이 학생 5명씩을 맡아 격주 토요일마다 만나 ‘분노 조절’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과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여기서 교내 문제는 물론 가정문제와 이성문제, 진로 등을 놓고 3~4시간가량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다. 교사들은 “너는 반드시 해낼 것이다”라며 제자들의 ‘자존감’을 북돋아줬다. 3학년 최락연군(16)은 “멘토링 상담을 받으면서 누군가 나를 믿어준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매년 9월 24일은 승평중학교의 애플데이다. 9월 24일은 ‘친구(9)가 둘이서(2) 사과한다(4)’는 뜻을 담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해 사과가 그려진 커다란 종이 위에 친구 사이에 앙금이 남았던 일들을 쪽지에 적어 붙였다. 개별적으로 사과하고 싶은 친구에게는 편지와 사과를 함께 포장해 그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학생들 간의 화합에는 체험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4월 강진 도요지를 찾아 도자기 빚기 체험을 함께했다. 자신이 빚은 도자기에 좋아하는 상대 학생의 이름을 새겨 선물하기도 했다. 3학년 채수민군(16)은 “1박2일 체험학습장에서 평소 자주 다투었던 애들과 한 방을 쓰면서 친해졌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성적도 눈에 띄게 나아졌다. 이계준 지도교사(50)는 “현재 학교가 추진하는 교내폭력 예방프로그램은 완성한 것이 아니라 진행형”이라며 “충실한 결실을 위해 올해는 좀 더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향신문

사진설명 -9월 24일 사과데이에 사과를 건네는 승평중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