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흥서 전기요금 못내 촛불로 불 밝힌 할머니·손자 ‘화재 참변’

고흥서 전기요금 못내 촛불로 불 밝힌 할머니·손자 ‘화재 참변’

by 운영자 2012.11.22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전기 사용이 제한되자 촛불을 켜고 자던 조손가정 주택에서 불이 나 할머니와 손자가 숨졌다.

21일 새벽 고흥군 도덕면 신양리 주모(60)씨의 주택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났다.

이날 불로 주씨의 부인 김모(58·여)씨와 외손자(6)가 숨졌으며 주씨도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은 목조 기와주택 60㎡ 가량을 태우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1시간20여 분만에 진화됐다.

주씨는 6개월 동안 전기요금 15만7740원을 내지 못해 지난달 30일 한전이 전류제한 조치하자 촛불을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류제한 조치는 한전이 장기 전기요금 체납 가구에 대해 순간 전력 사용량이 220w를 넘을 경우 전기를 차단하는 제도다.

전류제한 조치가 취해지면 20w 형광등 2~3개와 TV 1대, 소형 냉장고 1대 등을 사용할 수 있으나 전력 소모량이 많은 전기장판 등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주씨 부부는 첫째 딸의 아들인 외손자가 출생한 뒤부터 줄곧 양육을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씨는 경찰에서 “잠을 자던 중 머리에 불이 붙어 외손자를 안고 밖으로 나오려고 했으나 다리가 불편해 먼저 피했다”며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집에 들어와 보니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불길이 번져 있었다”고 말했다.

주씨 부부는 첫째 딸의 아들인 외손자가 출생한 뒤부터 줄곧 양육을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주씨가 경제적 활동을 하지 못해 아내 김씨가 마을 인근 유자 생산공장에서 일당을 받고 일을 해 어렵게 생활비를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전기요금 납부가 연체 돼 한 달여 전부터 촛불을 사용해 온 주씨 부부는 별다른 난방도 없이 침대에서 외손자와 함께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오전 3시께 외손자가 소변이 마렵다고 해 아내가 촛불을 켰었다”는 주씨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진설명-21일 새벽 고흥군 도덕면 신양리 한 주택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나 잠을 자고 있던 할머니와 외손자가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