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말뿐인 순천만 철새 보호 대책

말뿐인 순천만 철새 보호 대책

by 운영자 2012.12.13

순천시, 전문 인력 한 명도 없어
희귀철새 현황조차 파악 못해


순천시가 순천만의 3대 관광자원인 ‘철새’ 보호정책을 선언하고 나섰으나 정작 철새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겉치레 행정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천시는 2007년 10월 시조(市鳥)를 순천만 대표 철새인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로 교체한 데 이어 내년 초 ‘흑두루미의 날’ 조례 제정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전국 처음으로 매년 2월28일을 흑두루미의 날로 정해 순천만의 대표 철새를 기념하고, 흑두루미와 순천만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 대중인식 증진활동(CEPA)에 기여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조례안에 매년 4000여만원을 들여 흑두루미와 순천만 보존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내용을 담기로 하는 등 철새 보호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순천시의 철새 보호대책은 겉돌고 있다. 연간 1만5000마리가량 찾아오는 철새의 모니터링과 보호를 담당할 전문인력은 현재 한 명도 없는 실정이다.

시는 당초 조류학을 전공한 계약직(라급) 한 명을 두고 있었으나, 지난달 21일 사직한 뒤 공백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순천시는 멸종위기종 등 희귀철새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시는 철새 도래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퇴직한 직원에게 자문을 구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전문지식을 갖고 있지 않아 철새 모니터링과 보호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버겁다”고 말했다.

또 시민단체 등이 최근 5년여 동안 순천만 갯벌 생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염으로 인한 환경 악화로 철새 먹이생물이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올 들어 순천만에 길이 4.6㎞의 소형 경전철 건설이 본격 추진되면서 거대한 시멘트 구조물이 생겨나고, 소음이 발생해 철새 서식환경까지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채열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소장은 “순천시가 정작 갯벌 오염을 방치하고, 흑두루미의 먹이 장소 주변에 인공시설을 만들면서 철새 보호 구호를 외치는 것은 겉치레 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순천만에는 이날 현재 멸종위기 1·2급 조류 14종 1180마리가 관찰돼 지난해 같은 기간 19종 1498마리에 비해 30%가량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