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백운고 학생들, 긴급 학생회의 소집 “궁도장 건립 반대”

백운고 학생들, 긴급 학생회의 소집 “궁도장 건립 반대”

by 운영자 2013.08.13

“극소수 위한 궁도장 건립 강행 이유 잘 모르겠다”
인근 아파트·학교 의견 묻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행정 지적

광양 백운고 뒷산에 궁도장을 건립하려는 광양시의 계획에 학교 측이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학생들까지 긴급 학생회의를 개최하고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궁도장 파문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본지 7월24일자 보도>

광양 백운고 학생들은 지난달 19일 긴급 학생회의를 소집하고 학교 뒷산에 예정된 궁도장 건립 계획에 반대 입장을 확실히 했다.

백운고 학생회는 이날 4가지 이유를 들며 궁도장 건립 취소와 더불어 다른 대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먼저 광양지역 가까운 곳에 3개의 궁도장을 두고서도 학교 뒷산에 궁도장을 설립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교육환경 조성에 많은 예산을 투자한 광양시가 멸종위기 천연기념물인 소쩍새가 살고, 고라니가 뛰노는 서식지를 파괴하면서까지 극소수를 위한 궁도장 건립을 강행하겠다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궁도장 건립이 학생들의 학습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학교 건물 중 궁도장과 가장 가까운 백운재 등은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하는 공간”이라며 “심리적 불안정과 화살 날아가는 소리, 과녁에 맞는 소리, 궁도인 자체행사로 인한 교통 소음 속에서 학업에 집중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밖에 학생들은 민주주의의 절차와 제도를 거론하며 광양시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지방자치제도는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일들을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주민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고 긍정적인 사회를 조성함으로써 지방자치제도를 실현한다고 학교에서 배웠다”면서도 “인근 아파트 주민과 학교의 의사를 묻지 않고 극소수를 위한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백운고는 지난 9일, 이 같은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이 담긴 공문을 광양시의회에 접수하고, 의회 차원에서 궁도장 건립을 심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부모와 학교 측은 공문에서 “학교 뒤 푸른 환경은 학생·교직원을 합해 1000명이 넘는 백운고 구성원의 유일한 휴식공간이었다”며 “ 궁도장 건립으로 휴식과 산책공간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학교의 궁도장 설립 중지요청에 대해 광양시가 내놓은 ‘2014년 4월 30일까지 공사를 완료할 것’이라는 답변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일반고(인문계고)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학생들의 목표 성취를 위해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2학년을 3학년 체제로 전환시킨다.

이는 12월~2월의 낭비되기 쉬운 기간을 학력향상과 진학상담의 시간으로 활용하기 위함 인데, 공사가 진행되면 소음과 분진, 트럭 왕래 등으로 이의 활용이 어려워진다는 것.

학교와 학교 측은 “수능 후부터 4월말까지 공사를 완료한다는 것은 단지 현재 3학년 학생들만을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수능 이후 즉시 3학년체제로 전환하는 2학년 학생들의 소중한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학교와 학부모, 학생 등 학교 구성의 3주체가 모두 나서 궁도장 건립 반대 운동에 나설 것”이라며 “학부모회도 광양시에 2차 민원 제기와 서명운동, 가정 통신문 등의 발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광양시는 이같은 학교 측의 반발 움직임에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궁도장 건립은 계획대로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활의 오발에 대비한 편백나무 수림대를 조성하고, 백운고와 마동 근린공원 내 산책로를 연결하는 산책로 개설, 대형차량 진입 방치 시설 설치, 학교 주변에 보안등을 설치해 나갈 방침이다.

이 사업은 중마동 마동근린 공원 내 1만 8029㎡ 부지에 409㎡(연면적 642㎡)의 궁도장을 조성하는 것으로, 과녁 4면이 들어선다. 2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지난 2일, 올해 수능일(2013. 11.7)까지 공사가 전면 중지된 상태다.

[교차로신문사/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