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앞에서는 야단치고, 뒤돌아서 편드는 시의회

앞에서는 야단치고, 뒤돌아서 편드는 시의회

by 운영자 2013.06.17

광양시의회 총무위, 문화재단 설립 조례안 ‘보류’ 결정
의회 주변 “연말 통과 전제한 포석 … 과거 행태 답습” 비판

광양문화재단 설립 조례안의 상임위 통과가 보류됐다.

광양시의회 총무위원회는 13일 광양시장이 제출한 ‘광양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듣고 1시간여의 난상토론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의회의 보류 결정은 여건만 성숙되면 언제든지 재상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부결과는 의미가 다르다.
이 때문에 의회 안팎에서는 이번 유보 결정이 연말 통과를 전제한 포석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총무위원회는 재단 설립 조례에 대해 시기의 부적절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어정쩡한 ‘보류’라는 결정을 내놓으며, 비난 여론을 자초했다.

의회 안팎에서는 의원들이 앞에서는 큰 소리치고 뒤로는 집행부 손을 들어주는 정치적 타협의 기술을 선보이며 과거를 답습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날 총무위원회는 문화재단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첫 질문에 나선 김성희 의원은 “아직 문화재단을 설립하기는 시기적으로 빠르다는 말이 많다”며 “안 되는 사업을 억지로 조례부터 만들 수는 없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조례안 내용 중에 시장이 재단을 지도감독하고 공유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례부터 제정하려다 보니 보은 인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재천 의원도 “문화재단 설립이 시대적 추세라고 하니 좀 그렇다”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금을 조성해서 한다고 하는데, 지금은 이자율이 낮아서 의미가 없다.

공공기관에서 사업을 평가할 때 항상 좋은 쪽으로만 검토하며 리스크(위험)를 보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신중할 것을 요구했다.

정경환 총무위원장은 “문화재단은 시민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언젠가 필요하지만 예산이 확보됐을 때 만드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재단이 그렇게 시급한 사안이냐”고 되묻고 “의견을 조율해 보겠지만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이삼희 문화홍보담당관은 “조례안 제정은 기본적인 단계로 우선 조례를 만들어 놓고, 이후 세부 사항을 정리해 나가야 한다”며 조례안 통과가 시급함을 거듭 설득했다.

한편, 문화재단은 이성웅 시장이 올해 신년 시정 브리핑을 통해 밝힌 역점 사업으로, 기존의 백운장학기금과 사랑나눔복지재단을 연결하는 삼각형의 마지막 꼭짓점이다.

[교차로신문사/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