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순천시의회(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 파행 무얼 남겼나

순천시의회(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 파행 무얼 남겼나

by 운영자 2014.12.02

순천시의회는 의정활동 중에 가장 중요한 행사인 행정사무감사(11월 24일~12월 2일)를 9일 동안 실시했다.

행정사무감사는 행정업무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검토하여 기초의회의 견제와 감시의 의정활동 가운데 핵심 중의 핵심이다.
그래서 기초의회 의정활동의 꽃, 즉 일년 농사라고 일컫는다.

농사는 1년 동안 각종 농산물을 가꾸어 가을철 수확기에 결실로 보상을 받는다.

농사를 망치면 1년을 망치는 꼴이 된다.

이번 7대 의회 들어 처음으로 실시한 행정감사가 시민단체로 구성된 행·의정모니터연대의 방청권을 놓고 상호 대립 속에 파행으로 치달아 졸속감사로 마무리되어 의회농사를 망쳤다.

순천시의회 3개 위원회 중에서 문화경제위원회와 도시건설위원회는 행·의정연대와 원만한 타협 속에 행감을 무사히 마쳤지만 행정자치위원회는 첫날을 제외하곤 3일간 파행을 거듭했다.

급기야 현장감사로 대체하는 등 감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28일, 형식에 불과한 요식으로 감사를 마쳤다.

행자위에는 지난 6.4지방선거로 당선된 초선의원들이 3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밤을 새며 여러날 동안 열심히 준비한 행감 자료들의 상당수가 집행부에 말도 꺼내지도 못한 채 묻혀 버리게 되었다.

이번 사태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 다시 꿰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밀고 당기는 대립으로 치달아 깊은 상처만 남기게 되었다.

행·의정연대가 처음 공문으로 방청을 요구했을 때 시의회는 ‘불허’ 방침을 내놓기 전, 의회 입장을 사전에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대화가 필요했다.

행감을 시작하기 전에 원만한 타협과 조율이 필요했던 것이다.

일방적으로 불허 방침에 행·의정연대는 무조건 방청으로 일갈했다.

행자위는 장소가 비좁아 수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왜 특정단체가 우리를 평가하느냐 등의 입장으로 완강하게 버티고, 행·의정연대는 알아서 할 테니 간섭하지 마라는 식으로 한치의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렸다.

밀고 당기는 와중에 감사 파행 이틀이 지나가자 ‘이제 갈 테면 가보자’ 식으로 상호 감정이 격화되어 앞이 보이질 않았다.

행자위 의원들은 “중선거구제에서 같은 지역구에 2~3명씩 있는데 어떤 의원은 잘했고, 어떤 의원은 못했다고 평가 받았을 때 못한 의원은 어떻게 되겠느냐”며 개인 평가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행감장을 폐쇄하자는 것이 아니고 인터넷에 생중계되고 있어 행정자치위원장실에서 평가하면 되는데 굳이 비좁은 사무실에서 할 필요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반면 행·의정연대는 “매년 해 왔던 행감 평가를 유독 이번 의회에서만 따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버텼다.

또한 “평가내용에 행감 도중 자리를 비우는 의원, 조는 의원, 핸드폰을 보는 의원 등 불성실한 태도를 봐야하기 때문에 행감장에서 직접 봐야 평가할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급기야 행·의정연대에서 개인평가는 하지 않고 총량평가를 하겠다고 양보했으나 상할 대로 상한 감정 때문인지 행감 시작 4일째까지 상호 버티기로 일관했다.

행감 5일째 되는 날 방청을 허용하고 행감을 진행했지만 부서마다 많게는 40분 적게는 10분 만에 끝나는 등 부실감사가 되고 말았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이유야 어떻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시민연대는 보다 나은 의정 활동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시의회는 집행부의 감시와 견제로 보다 나은 시민을 위한 행정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따져볼 때, 양쪽 모두 누구를 위해 종을 울렸는지 냉정하게 되새길 필요가 있다.

[교차로신문사/ 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