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광양시의회 총무위원장이 열받은 이유는?

광양시의회 총무위원장이 열받은 이유는?

by 운영자 2015.05.15

서상기 위원장, ‘보육재단’ 조례 심의과정 날선 지적“정치적 논란의 불씨 의회로 넘겼다” 불만 표출인 듯
이틀 연속 어린이집단체 의회 방문 ‘후폭풍’ 분석까지
광양시의회는 13일 오전 제240회 임시회 총무위원회(위원장 서상기) 1차 회의를 열고 ‘보육재단’ 설립 조례안 등 2건의 상정 조례안을 심사했다.첫 안건인 ‘통합방위협의회’조례는 별다른 의견 없이 원안대로 처리됐지만, 보육재단 조례 심의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의회와 집행부간 날선 발언들이 오가며 싸늘한 분위기가 연출됐고, 이어 진행된 의견조율 과정에서도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며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국 표결까지 가는 진통 끝에 찬성 3, 반대 3으로 부결됐다.<본지 14일자 참조>

이처럼 ‘광양시 보육재단 설립 조례안’이 부결되는 과정에서 서상기 총무위원장이 강하게 집행부를 압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의회의 불만은 단순히 집행부의 발언이나 정책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는데, 1차 회의 과정을 차례로 되짚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조례안 설명에 나선 교육청소년과는 설명자료를 위원회에 배부했고, 윤영학 과장이 자료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채 한 페이지를 다 읽기 전, 서상기 총무위원장이 “상정된 조례안만 설명하세요”라며 윤 과장을 제지했다. 서 위원장이 불편한 심기를 최초로 표출한 순간이었다.

이어 의원들의 질문과 집행부의 답변이 오가고 있던 도중 서 위원장의 지적이 이병철 경제복지국장을 향했다.

서 위원장은 보충설명을 하는 이 국장을 향해 “발언권을 얻어 설명을 하라”고 경고했다.

이 국장은 이후 발언권을 얻어 설명을 이어갔지만 분위기는 더욱 냉랭해졌다.

묘한 긴장감은 서 위원장이 윤 과장을 지적하며 최고조에 달했다.

서 위원장은 작심한 듯 윤 과장의 과거 근무 부서 업무 문제까지 들춰내 지적했고, 발끈한 윤 과장도 “과거의 법적인 문제가 있었다면 처벌하면 될 것을 왜 지금 꺼내는 것이냐”고 맞서며 분위기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변했다.

이 순간 백성호 의원이 소방수로 등장, “지금은 조례안만 논의하자”며 진화에 나섰고, 더 이상 큰 불(?)로 번지는 사태는 막아냈다.

이후로도 서 위원장은 공무원의 자세를 거듭 언급하며 본분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의회가 집행부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이유는 ‘보육 재단’ 설립을 정치적 이해 관계의 산물로 본 까닭일 수 있다.

실제 ‘보육재단 조례’는 ‘시장 공약’이란 점과 ‘자리 만들기’란 비판을 들으며 일찌감치 ‘논란’으로 부상했고, 의회는 “광양시가 논란의 불씨를 의회로 넘겼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안건이다.

하지만 서 위원장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총무위 1차 회의는 시작 전부터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는데, 지역 어린이집 단체가 집단으로 의회를 찾아와 무언의 압력을 행사 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의회 방문은 하루 전인 12일에 이어 이틀 연속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회의장으로 들어서는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집행부가 어린이집 단체를 이용해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만한 상황이었다.

결국 30년 이상의 공직생활 경험으로 이같은 내용을 모를리 없는 서 위원장이 먼저 칼을 빼고 집행부의 기를 꺾으며, 이후 진행되는 추경안 심사까지 고려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교차로신문사/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