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시의회 행자위, 행감 중단 … 비난 여론 확산

시의회 행자위, 행감 중단 … 비난 여론 확산

by 운영자 2016.12.05

시민시회단체 “의원 역할 포기 … 직무유기”
박용운 위원장 “의장 사퇴까지 감사 포기”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이하 행자위)가 최근 시의장의 폭언 폭력 사태를 이유로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행정사무감사는 한 해 동안 집행부 행정의 전반에 대한 견제와 대안제시 그리고 내년도 예산, 조례안 등을 심의 의결하는 의정활동의 꽃으로 불린다. 때문에 이를 중단한 것은 결국 의원 본연의 역할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더욱이 전체 행자위원들과 충분한 사전논의 없이 특정 의원들이 뜻을 모아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박용운 행자위원장은 “25일 임종기 의장의 폭언과 폭행 여파로 행정자치위원회의 기능이 상실돼 더 이상 행정사무감사를 진행 할 수 없다”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행자위는 이날 행자위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집행부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의회민주주의 선행이 우선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뒤 임 의장의 사퇴 시까지 전면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 중단을 선언하면서 임종기 의장의 의원 ‘폭언·폭행’을 비롯해 지난 7월 후반기 의장단 선거 후 상임위원 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박 위원장은 “임 의장이 의장에 당선된 후 상임위원 배정에 대해 마음대로 이리 저리 보내고, 위원장 선거를 3일이나 파행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 위원장은 “각 상임위에 배정돼야 할 위원회 추천과 상임위에서 심도 있게 심의해야 할 사안 등을 ‘확대의장단 회의’라는 해괴망측한 의장단을 만들어 상임위의 기능을 무력화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시의장의 폭언 폭행은 행정사무감사와 별개의 문제라며 의원 본연의 역할을 포기한 시의회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순천행·의정모니터연대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행자위가 (의장의) 폭행 의혹사건을 이유로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한 것은 지방자치법 시행령 및 순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조례를 명백히 위반한 직무유기다”라며 “빠른 시간 내에 행정사무감사에 복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단체는 이번 행정사무감사 중지는 의정활동을 철저히 감시하는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단의 감시를 피하려는 얄팍한 꼼수도 엿보인다고 전했다.

또 시민 박모씨(62)는 “시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의 기본적인 책무인 행정사무감사를 포기하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고 우습게 아는 처사”라며 “행자위 의원들은 스스로 의원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분개했다.

앞서, 임종기 의장은 지난 25일 오전 제2차 정례회 1차 본회의를 앞두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추천에 대해 논의하는 확대의장단 회의 과정에서 행자위 장숙희 간사에게 ‘나잇값’을 거론하는 폭언으로 강한 항의를 받았다.

임 의장은 박용운 위원장이 항의하자 박 위원장의 멱살을 잡아 폭행 시비가 일었다. 임 의장은 여성의원에 대한 폭언은 인정하면서도 박 위원장과 관련해서는 멱살을 잡은 게 아닌 어깨를 잡은 것이라며 폭행 사실을 일부 부인했다.

한편, 순천시의회는 지난달 25일부터 27일간의 제209회 정례회 일정에 돌입했으며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행정사무감사가 진행 중이다.

[순천광양교차로 / 김회진 기자 kimhj003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