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순천, 내년 중학교 배정 앞두고 학부모 ‘뿔났다’

순천, 내년 중학교 배정 앞두고 학부모 ‘뿔났다’

by 김회진 기자 kimhj0031@hanmail.net 2019.09.27

학부모 “근거리배정원칙 주장 ... 3년 간 고통”
교육청 “최적화된 결과 ... 다각도로 검토 중”
순천지역 내년도 중학교 배정을 앞두고 26일 학부모들이 ‘근거리배정원칙’을 주장하며 강력한 항의에 나섰다.

이날 학부모 300여 명은 순천교육지원청에서 ‘근거리배정 원칙을 지켜 달라’는 호소와 함께 피켓을 들고 청사로 진입했다.

이에 이길훈 교육장은 당초 학부모대표 3명과 비공개 간담회를 하려다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로 결국 3층 대회의실에서 공개 면담에 나서 원성을 사기도 했다.

특히 이 교육장은 공개 면담에 앞서 언론인은 퇴장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격한 반응과 함께 시민들의 알권리를 무시하는 교육행정을 보여 학부모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면담에 앞서 학부모들은 지난 18일 순천대서 열린 내년도 중학교배정 토론회의 문제점을 여과 없이 성토했다.

학부모들은 이날 토론회 패널 4명 중 3명이 교육청 입장을 대변한 반면 학부모 입장을 대변하는 토론자는 1명에 불과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진행된 면담은 학부모들의 항의 섞인 지적이 이어지면서 순천교육지원청의 교육행정에 대한 성토에 이어 근시안적 교육 행정을 질타했다.

A 학부모는 “순천교육지원청 중학교 배정은 근거리원칙을 우선으로 하는데, 일부 학생들이 의지와 상관없이 상당한 거리가 있는 학교로 배정이 된다”며 “이를 3년 동안 계산한다면 시간적, 경제적 낭비가 엄청나게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지역은 버스 정류장이 없어 등하교시 상당한 애로사항이 존재하고, 심지어 이를 학부모가 직접 감당해야 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B 학부모는 “2020년 중학교배정문제의 해결책을 지금 제시해 달라. 시간이 없다”며 “이를 특정지역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하는 순천교육지원청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C 학부모는 “타 지역인 전주시, 세종시 등에서 근거리배정원칙을 함에도 시스템이 잘 돼 있다”고 말한 뒤 “순천교육지원청의 중학교배정 시스템이 낙후됐다”고 비꼬았다.

D 학부모는 “만약, 교육장님 손자 손녀 등이 집 가까운 학교에 배정을 받지 못해 ‘할아버지 왜 저는 집 가까운 학교에 못 다녀요’ 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하시겠느냐”며 ‘역지사지’의 질문을 던지기도 해 박수를 받았다.

이처럼 학부모들은 당장 내년도 중학교 배정을 앞둔 상황에서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순천교육지원청은 뾰족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이 교육장은 이날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고 문제점을 고민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아 더욱 원성을 사기도 했다.

특히 순천교육지원청이 제시한 ‘고시’ 일정이 오는 10월 중순으로 알려져 학부모들은 절박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이 교육장은 “2020학년도에 해당 중학교에 1개 학급을 더 늘리겠다”는 답변과 함께 향후 학부모 대표들과 많은 대화를 하겠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