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순천 율산초 어린이, 기적의놀이터 디자인 참여

순천 율산초 어린이, 기적의놀이터 디자인 참여

by 운영자 2015.07.27


“친구랑 벌레랑 동생이랑 뛰놀 놀이터 ‘우리’가 만들어요”

장애 친구·강아지도 함께 놀고
360도 회전 미끄럼, 숲속동물원까지
무궁무진 엉뚱·기발한‘상상’그려내
8월 6~7일‘참여 디자인 캠프’운영


“기적의놀이터는 누가 와서 놀까요?”
“어린이요!”
“어른도 올 수 있어요”
“벌레! 벌레도요!”

친구랑 언니·오빠, 동생, 부모님 그리고 벌레와도 함께 노는 놀이터.
그네·미끄럼틀·시소 등 판에 박힌 놀이터,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놀이터가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또 함께 만들어가는 창의적인 놀이터.

국내 첫 혁신형 놀이터 ‘기적의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놀이터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놀고 싶은 놀이터’를 그려냈다.
지난 23일 순천 율산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까지 어린이 30여명은 기적의놀이터 디자인에 참여했다.

이날 ‘기적의놀이터 참여 디자인’에는 기적의놀이터 총괄책임자인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를 비롯해 기적의놀이터시민참여팀, 순천시 공원녹지사업소 직원들이 함께 하며 놀이터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을 가감 없이 들었다.

이날 편해문 책임자는 세계의 다양한 놀이터의 모습을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며 “놀이터에서 놀 어린이들의 생각을 듣지 않고 만든 지금의 놀이터가 아닌 이곳에서 뛰놀 어린이들의 생각이 더해진 놀이터를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이날 어린이들은 기적의놀이터가 들어설 곳을 찾아가 둘러보며 놀이터를 이용할 사람은 누구인지, 무엇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고민했다. 그리고 그 생각들을 종이에 쓰고, 실제 놀이터 지형도에 그렸다.

이날 ‘뭐든 해도 되는’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단 한 가지는 ‘비난’.
기적의놀이터시민참여팀 김석 대표는 “아이들의 생각은 뭐든 옳고 또 좋다”며 “황당한 생각이 기발한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어린이들은 놀이터를 가로지르는 360도 회전 미끄럼틀부터 숲속 동물원, 대형 트램펄린, 강아지도 함께 놀 수 있는 놀이터 등 다양하고 기발한 놀이터에 대한 생각을 쏟아냈다.

연향 2지구 내 호반3어린이공원과 인근 언덕 등 3000제곱미터에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들어지는 기적의놀이터는 어린이들의 생각과 부모, 인근 주민의 의견이 더해진 참여형 놀이터다.
순천시는 이를 위해 8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 동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기적의놀이터 참여 디자인 캠프’를 연다. 캠프 참가자는 8월 3일까지 선착순으로 30모둠을 모집하며, 순천시 공원녹지사업소에 우편, 팩스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

캠프에서는 기적의놀이터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 가치에 대해 살펴본다. 또 세계의 놀이터의 모습과 주민참여형 놀이터를 만든 서울의 자발적 부모모임 ‘산별아’ 사례를 통해 ‘참여’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함께 기적의놀이터 부지를 살피고, 그곳이 어떤 공간으로 꾸려졌으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들을 글과 그림으로 꾸미는 ‘기적의 놀이터 디자인하기’도 준비됐다.
캠프를 통해 모아진 자료는 기적의놀이터 조성에 반영할 예정이다.

최명희 기자 cmh@sgsee.com

<인.터.뷰>
▶율산초 4학년 박신후 어린이“장애가 있는 친구들도 함께 놀 수 있는 놀이터”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갖춰진 놀이터면 좋겠어요.”

박신후 학생(사진)은 기적의놀이터에 있었으면 하는 것으로 가장 먼저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꼽았다.

아무리 둘러봐도 장애인도 함께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본 적이 없었다는 생각 때문이다.

“친구 중에는 장애인이 없지만, 장애인도 함께 놀 수 있는 놀이터가 생기면 장애 친구들도 바깥으로 나와 같이 놀 수 있다”는 신후는 물이 흐르고, 강아지도 함께 놀 수 있는 공간도 꿈꾼다.

▶율산초 5학년 김나연 어린이
“암벽 아래 트램펄린을 두면 위험하지 않아요”
김나연 학생(사진)은 엄마아빠와 했던 암벽 등반 체험 기억을 살려, 기적의놀이터에 암벽을 만들었으면 하는 의견을 냈다. 암벽 아래는 통통 탄력 있는 트램펄린을 그려 넣었다. “암벽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도 손에 힘을 꽉 줬더니, 너무 아팠어요. 그래서 이렇게 암벽 아래 트램펄린을 만들어두면 떨어져 다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손을 꽉 안 쥘 거고 그럼 손이 안 아프잖아요. 또 떨어져도 다치지 않고요.”

나연이는 “암벽과 트램펄린이 같이 있으면 2배는 더 재미있을 것”이라며 웃는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