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세 배운기 씨, 한자 1급 취득
73세 배운기 씨, 한자 1급 취득
by 운영자 2015.08.03
“좋아하는 것을 즐겁게 공부한 덕분이지”
순천 동부복지관 한자반서 3년간 꾸준히 공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순천 동부복지관 한자반서 3년간 꾸준히 공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논어」에 수록된 공자의 말로, 무언가를 배우고 때맞춰 그것을 복습한다면 역시 기쁘지 않겠느냐는 의미다.
늦은 나이에도, 이러한 공자의 명언을 일상에서 몸소 실천해온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배운기(73·사진) 씨.
순천 동부복지관에서 3년 반 째 한자수업(생활한자, 시사한자)을 수강하고 있는 운기 씨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한국어문회 주관 한자능력검정 1·2급을 취득했다.
처음 한자 공부를 시작할 당시에는 시험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한자반 회장인 정용순(81·남)씨의 권유로 지난해 8월, 한자 2급 시험에 도전했다.
“한자는 3년 넘게 공부했으니까 크게 어려울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시험공부는 또 다르더라고.”
생활한자 김용규 선생의 도움으로, 한자 2급 1~15회 기출 문제집을 얻어 20여 일 간 3번을 반복해 풀었다고 한다.
문제집을 풀면서, 한자 시험은 그저 많은 한자를 아는 것뿐만 아니라 유형별로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첫 도전이었던 만큼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운기 씨는 합격 소식에 어리둥절하면서도 더욱 기쁜 마음을 안고, 같은 해 11월 교재까지 구입해 도전을 이어갔지만 낙방하고 말았다.
1급(읽기 3500자, 쓰기 2005자, 총 200문제) 시험은 2급(읽기 2355, 쓰기 1817, 총 150문제)에 비해 출제범위도 문항 수도 늘어난 만큼 쉽지 않았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던 운기 씨는 지난 5월 당당히 1급을 취득해냈다.
“외우는 게 제일 힘들었지. 한자 1급은 사자성어만 해도 출제 범위가 800개 이상인데 그 중 15개만 나오니까.”
그래도 열심히 가르쳐주신 선생과 부지런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운기 씨가 수강하는 생활한자와 시사한자 수업은 따로 교재가 없다. 때문에 해당 수업을 맡은 김용규, 김정래 선생은 수업 준비에 실제 수업 시간보다 배에 해당하는 시간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수강생 모두에게 각각 호(號)도 만들어 선물했다고 한다.
“내 호(號)는 ‘놀 하’자에 ‘정자 정’을 써서 ‘하정(霞亭)’ 이라고 지어주셨지.”
평소 조용하고 여유로운 성품을 ‘노을이 정자에 비치는 모습’에 빗댄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그날 배운 한자는 집에서 꼭 복습하고, 하루 700~800자씩은 반드시 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운기 씨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목표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공부를 열심히 한 탓인지 전보다 시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운기 씨는 나이를 실감한다면서도 한자 공부만큼은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한다.
“무슨 자격증을 따야겠다, 뭔가를 해내겠다 하는 대단한 목표는 없어. 그저 내가 좋아하는 한자 공부를 지금처럼 즐겁게 하고 싶을 뿐이야.”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운기 씨와 참으로 잘 어울리는 말이다.
[교차로신문사/ 이보람 기자 shr5525@naver.com]
늦은 나이에도, 이러한 공자의 명언을 일상에서 몸소 실천해온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배운기(73·사진) 씨.
순천 동부복지관에서 3년 반 째 한자수업(생활한자, 시사한자)을 수강하고 있는 운기 씨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한국어문회 주관 한자능력검정 1·2급을 취득했다.
처음 한자 공부를 시작할 당시에는 시험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한자반 회장인 정용순(81·남)씨의 권유로 지난해 8월, 한자 2급 시험에 도전했다.
“한자는 3년 넘게 공부했으니까 크게 어려울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시험공부는 또 다르더라고.”
생활한자 김용규 선생의 도움으로, 한자 2급 1~15회 기출 문제집을 얻어 20여 일 간 3번을 반복해 풀었다고 한다.
문제집을 풀면서, 한자 시험은 그저 많은 한자를 아는 것뿐만 아니라 유형별로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첫 도전이었던 만큼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운기 씨는 합격 소식에 어리둥절하면서도 더욱 기쁜 마음을 안고, 같은 해 11월 교재까지 구입해 도전을 이어갔지만 낙방하고 말았다.
1급(읽기 3500자, 쓰기 2005자, 총 200문제) 시험은 2급(읽기 2355, 쓰기 1817, 총 150문제)에 비해 출제범위도 문항 수도 늘어난 만큼 쉽지 않았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던 운기 씨는 지난 5월 당당히 1급을 취득해냈다.
“외우는 게 제일 힘들었지. 한자 1급은 사자성어만 해도 출제 범위가 800개 이상인데 그 중 15개만 나오니까.”
그래도 열심히 가르쳐주신 선생과 부지런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운기 씨가 수강하는 생활한자와 시사한자 수업은 따로 교재가 없다. 때문에 해당 수업을 맡은 김용규, 김정래 선생은 수업 준비에 실제 수업 시간보다 배에 해당하는 시간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수강생 모두에게 각각 호(號)도 만들어 선물했다고 한다.
“내 호(號)는 ‘놀 하’자에 ‘정자 정’을 써서 ‘하정(霞亭)’ 이라고 지어주셨지.”
평소 조용하고 여유로운 성품을 ‘노을이 정자에 비치는 모습’에 빗댄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그날 배운 한자는 집에서 꼭 복습하고, 하루 700~800자씩은 반드시 손으로 쓰면서 외우는 운기 씨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목표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공부를 열심히 한 탓인지 전보다 시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운기 씨는 나이를 실감한다면서도 한자 공부만큼은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한다.
“무슨 자격증을 따야겠다, 뭔가를 해내겠다 하는 대단한 목표는 없어. 그저 내가 좋아하는 한자 공부를 지금처럼 즐겁게 하고 싶을 뿐이야.”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운기 씨와 참으로 잘 어울리는 말이다.
[교차로신문사/ 이보람 기자 shr55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