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광양 등 전남 학교시설 공사 부적정 사례 ‘수두룩’

광양 등 전남 학교시설 공사 부적정 사례 ‘수두룩’

by 운영자 2015.08.13

감사원 감사 결과, 6개교 설계보다 약한 철근 사용
하도급 계약관리 소홀, 피난계단 마감재도 엉터리


전남도교육청이 학교 시설공사 과정에서 설계보다 약한 철근이 사용된 사실을 알지 못하는가 하면 하도급 계약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피난계단 마감재가 엉터리로 설치됐음에도 이를 제때 발견하지 못하는 등 관련 행정에 크고 작은 허점을 드러냈다.

12일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광양의 한 폐교 부지에 5개 병설유치원을 통폐합해 단설유치원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학부모, 교사, 관내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추진했다가 반대 민원이 잇따르자 사업을 중단해 설계용역비 1억 5000만 원만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중학교 등 6개교 교사(校舍) 신축공사 과정에서 지름 15∼25㎜ 이상의 철근이 사용된 기둥과 보, 벽체 169곳의 구조뼈대에 대해 설계보다 약한 철근이 사용됐음에도, 이를 알지 못하는 등 공사 감독을 소홀히 했다가 감사원 특별감사에 적발됐다.

설계도면에는 500㎫(메가파스칼)로 돼 있으나, 실제 공사에서는 내역서에 따라 이보다 100㎫ 작은 400㎫ 강도의 철근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은 강도나 압력을 나타내는 단위로, 1파스칼은 1㎡당 1N(뉴턴)의 힘이 작용할 때의 압력을 말한다.

그 결과 169개 구조뼈대의 강도비율이 당초 최소 0.81부터 최대 0.99이던 것이 1.02∼1.55로 증가해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강도비율은 외력을 내력으로 나눈 값으로, 1보다 작아야 안전성이 높다.

감사원은 도교육청에 보강공사와 함께 시공업체, 현장 대리인 벌점 부과, 업무 담당자 주의 처분 등을 요구했다.

도 교육청은 또 지난 5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해온 B고교 교사 증개축 공사 등 8건의 학교시설 공사와 관련, 23건의 하도급 계약이 적정성 심사 결과 90점 미만임에도 하도급률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적정한 것으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올해 1월 완공을 목표로 한 C고교 이설공사와 D중 신축공사의 경우 피난계단의 바닥마감재가 불에 타지 않는 불연소재여야 함에도 고무타일로 설계됐음에도 그대로 납품받아 시공토록 한 것으로 드러나 감사원으로부터 설계변경 요구를 받았다.

교과교실제 교실 설치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감사 결과, 선진형 교과교실제 운용을 위한 교실을 설치할 때는 옛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마련한 교실 수 산정방법을 적용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했다가 E고에 적정교실수보다 5실이나 많이 설치하는 등 3개 거점고에 적정 기준보다 9실이나 많이 설치해 11억 원 가량을 과잉 투자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밖에 방수공사에 특허공법을 임의 적용해 특혜 시비를 낳고, 지반 보강공사를 부적정하게 한 점, 선급금 배분을 소홀히 한 점도 함께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