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남산중 학생들 “연극하며 동생들 돌봐요”
순천남산중 학생들 “연극하며 동생들 돌봐요”
by 운영자 2015.10.20
지역아동센터·SOS어린이마을 찾아 연극 봉사
연극 배우고 봉사까지 … 자존감 ‘쑤욱’
순천 남산중학교에서 연극을 배우고 있는 학생 15명이 인솔교사(연극강사 이정미)와 함께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봉사 활동에 나섰다.
남산중 1학년 학생들은 지난 8월과 9월 세 차례 장천지역아동센터와 SOS어린이마을을 찾아, 그동안 자신들이 배운 연극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남산중 학생들이 동시와 동화 등을 실감나게 읽어주고, 어린이들과 하나가 돼 즉흥극을 만들어보는 등 일방적인 공연이 아닌 서로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동화나 이야기 중에 하나를 골라서 연극으로 만들어보자. 뭐가 좋을까?”
이정미 연극강사의 제안에 남산중학교 학생들과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저마다의 생각을 서슴없이 이야기한다.
“아기돼지 삼형제요!”
“흥부와 놀부 이야기도 좋겠다!”
“아냐. 백설공주 할래요!”
중학생들과 초등학생이 한 모둠이 돼, 모둠별로 동화를 정하고 연극 대본을 만들어본다. 만든 대본은 직접 아기돼지가 되기도 하고, 백설공주가 되기도 하며 배역을 맡아 연극도 함께 만들어봤다.
이솝우화나 옛날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동생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때론 근엄한 정승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잔뜩 화가 난 듯한 연기도 곧잘 한다.
남산중 형들의 연기에 동생들은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는 표정. 이야기를 더 들려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언제 또 와서 놀아줄 거냐 떼도 쓴다.
남산중학교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연극을 혼자만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봉사’를 하며 나누는 기쁨을 경험했다. 이를 위해 더 열심히 연극 연습을 하고, 어떻게 하면 어린 동생들이 좋아할까 함께 고민도 했다.
“학교에서 우리끼리만 하던 연극 수업을 다른 동생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또 동생들이 재밌어 하고 집중해줘서 고마웠고요.”
봉사활동에 참여한 정종하(남산중 1년) 학생은 “ 내가 배운 연극이 다른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요즘 아이들은 주는 것보다 받는 일에만 익숙해져 있어요. 그런데 남산중 학생들은 자신들이 배우고 익힌 연극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나도 뭔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구나’를 깨닫고 있습니다.
이것은 곧 자존감을 높이는 일과도 연결되고요.”
남산중에서 연극을 지도하고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인솔한 이정미 연극강사는 “뿐만 아니라 연극 공연을 함께 하며 부대끼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 마음의 키가 한뼘 더 자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천광양교차로 /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