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순천신흥중 학생들, 지역아동센터·경로당 찾아 연극 봉사

순천신흥중 학생들, 지역아동센터·경로당 찾아 연극 봉사

by 운영자 2015.02.04

“할머니랑 동생들이 즐거워하니 더 신나요”
방학 중 연극 캠프 … 연극 배우고 봉사까지 ‘일석이조’
“아, 어머니는 저리 가 계세요. 좀! 시주는 무슨 시주예요. 어머니도 참 한심하세요, 정말! 이 어려운 시절에 저 중한테 무슨 쌀을 퍼준다는 건지….”

옹고집이 스님에게 쌀을 시주하려는 어머니를 나무라자

“오메, 즈그 엄마한테 저렇게 하믄 쓰가니! 옹고집 참말로 못됐네, 못됐어.”

“엄마 구박한 거 봉께 괜히 눈물나네, 아이고!”

할머니들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지난달 29일 겨울방학 동안 연극캠프에 참여한 순천 신흥중학교 학생들이 지역아동센터와 경로당을 찾아 연극 공연 봉사를 진행했다.

이날 신흥중 학생들은 조례동의 한고을지역아동센터와 부영8차아파트 경로당을 찾아 학교에서 배운 연극 ‘옹고집전’을 선보였다.

‘옹고집전’은 욕심 많고, 어른 공경할 줄 모르는 옹고집이 자신과 똑같은 가짜 옹고집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착한 사람으로 거듭난다는 내용.

한복에 수염 차림, 남루한 거지와 스님 분장까지, 신흥중 학생들은 이야기 속 모습을 제대로 재현해냈다.

이날 신흥중 학생들은 딱히 무대랄 것도 없고, 관객도 고작 30여 명 남짓이지만 분장부터 의상, 연습까지 최선을 다했다.

각설이들이 구걸하기 위해 신명나는 춤과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함께 춤을 췄고, 옹고집이 어머니를 구박하는 장면에서 경로당 할머니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아동센터 어린이들은 고을 원님이 진짜와 가짜 옹고집을 구분하지 못해 망설일 때는 “저 사람이 가짠데!” 소리도 치며 연극에 빠졌다.

연극이 끝난 뒤에는 옹고집의 수염과 스님의 모자, 한복 등 복장을 입어보며 연극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또 신흥중에서 준비한 떡과 과일을 나누며 이야기꽃도 피웠다.

“옹고집이 어머니를 구박하는 장면에서 할머니들이 우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희들의 공연에 집중하신다는 뜻이잖아요. 그 모습을 보고 더 진지하게 공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수현 학생은 “연극 공연 봉사를 통해 방학이 더 뿌듯해졌다”며 웃는다.

신흥중학교 학생들은 겨울방학 동안 진행한 연극 캠프의 결과물로 ‘봉사’를 선택했다. 이를 위해 더 열심히 연극 연습을 했고, 할머니·할아버지와 나이 어린 동생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교훈이 되는 내용의 작품을 선정했다.

또 이해하기 쉽고 더 재미있게 연극을 즐기도록 눈높이에 맞게 대사를 바꾸거나 음악도 추가했다.

“연극은 개개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합’으로 완성되는 예술이에요. 공연을 하는 친구들끼리 부대끼며 성장하고, 또 이렇게 지역의 이웃들을 위해 봉사를 하며 한뼘 더 성장할 거라고 여깁니다.”

신흥중 연극부를 지도하는 이정미 강사는 “연극 공연 봉사는 학생들의 마음의 키를 키우는 더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차로신문사/ 최명희 기자 cmh@sgs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