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순천 율산초 ‘아동 안전지도 만들기’

순천 율산초 ‘아동 안전지도 만들기’

by 운영자 2015.05.04


“우리 학교 근처, 위험한 곳 친구한테 말해 줄래요”
학교 주변 걸으며 샅샅이 살펴
어린이 위험·안전지역 찾아 표시
‘지도’만들어 친구·부모님과 공유


“여기는 쭉 인도가 없어요. 차가 지나가면 옆으로 바짝 피해야 하고요. 사고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여기에 인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학교 정문에서 율산공원까지 이르는 등하굣길을 찬찬히 걸으며 꼼꼼히 살펴본 아이들이 위험한 곳을 지적한다.

지난달 29일 순천 율산초등학교 5학년 2반 아이들이 학교 주변을 걸으며 어린이에게 위험한 지역과 안전한 곳, 안전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곳을 조사하고 지도에 표시하는 ‘아동 안전지도 만들기’ 활동을 했다.

30명의 어린이들은 4개 모둠으로 나눠 순천건강가정지원센터 전문 지도자들과 함께 학교 주변을 살피며 전봇대에 설치된 가로등의 상태는 어떤지, 사람이 살지 않는 낡고 방치된 집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봤다. 지저분하게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 무단으로 주차된 대형 차량들도 눈여겨본다.

‘아동 안전지도’ 제작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다니는 길목의 환경을 점검하고 각종 장비와 물품이 쌓인 공사장이나 가로등이 없어 어두운 길, CCTV 사각지대 등 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장소들과 경찰서 지구대나 방범초소, 아동안전지킴이집 등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설 등을 구분해 스티커와 볼펜으로 표시하고, 설명을 적어 포스트잇에 써 붙였다.

또 동네 구석구석 사정을 잘 아는 어른들을 찾아 학교 근처에서 사고가 난 적이 있는지, 위험한 곳은 어디인지 인터뷰도 진행했다.

‘인도가 설치됐으면 좋겠다’처럼 안전을 위한 제안도 내놓았다.
또 현장조사를 끝낸 후에는 내용을 모둠별로 정리해 발표하고 지도를 만들며 느꼈던 점을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동안 길을 다니면서 위험한 곳인지 아닌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돌아다니면서 위험한 곳을 새로 알게 됐어요. 친구들한테 그쪽으로 다니지 말라고 말해줄래요.”

3모둠을 이끈 오윤빈 어린이는 “직접 안전지도를 만들어보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덧붙인다.
순천시는 2011년부터 안전한 등·하굣길과 범죄 예방을 위해 순천교육지원청과 순천건강가정지원센터, 순천경찰서 등 유관기관이 함께 ‘아동 안전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올해는 4월 한달 동안 율산초를 비롯해 순천 지역 8개 학교가‘아동 안전지도’만들기에 참여했다.
이렇게 제작된 ‘아동 안전지도’는 각 학교의 홈페이지 게시판과 알림판 등에 게시해 누구나 보고 주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순천건강가정지원센터 김서영씨는 “아이들이 직접 자신이 다니는 학교와 집 주변을 점검하고 안전 문제를 체험하며 스스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고, 학교 주변을 안전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체의식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순천광양교차로 최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