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재검토 결정 … 학교 분산배치·통폐합 우선
교육부 재검토 결정 … 학교 분산배치·통폐합 우선
by 운영자 2016.05.04
급물살 탄 순천삼산중 이설 ‘제동’
도교육청 “계획 수립 후 재심사 나서겠다”
지난해 급물살을 타던 순천 삼산중 신대지구 이설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교육부가 중앙투자심사에서 ‘재검토’를 결정했기 때문.
3일 전남도교육청과 순천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전남도교육청은 원도심 순천삼산중학교의 신대지구 이전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사를 의뢰했다.
원도심 학생 수 감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던 순천 삼산중학교는 신대지구 내 승평중학교의 과밀 해소를 위해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28개 학급 규모 320여억 원의 예산 계획을 수립, 이설을 추진했다.
순천교육지원청은 지난해 10월 전남도교육청에 이같은 내용의 삼산중 이설계획서를 제출, 전남도교육청은 이설계획서를 토대로 지난 1월 계획을 검토·수립하고 2월 중 도교육청 자체 심사를 거쳤다.
이후 3월 교육부에 계획서를 제출, 지난달 18일 교육부는 심사를 완료하고 22일 전남도교육청에 공문을 통해 ‘재검토’ 판정을 알렸다.
교육부는 재검토 결정에 부대 의견으로 ‘인근 학교 분산 배치 및 인근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 수립’이라는 전제를 제시했다.
이 전제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학교 이설 관련 예산 교부가 어렵다는 의미다.
현재 신대지구의 유일한 중학교인 승평중은 현재 29개 학급 961명이 재학, 학급당 학생 수가 33.1명(2015년 교육부 자료 : 전국 중학교 평균 28.9명)에 이르는 과밀 학급이다.
지난해 22개 학급 731명 재학에 비해 1년 새 7개 학급 230명이 늘어난 것으로, 과밀 정도가 심각하다.
애초 28학급 규모로 개교한 승평중은 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학습 공간이 부족한데다 증축도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의 의견대로 인근 학교에 분산배치를 하기 위해서는 금당중, 팔마중, 왕의중 등 2.5킬로미터(km) 이내 거리를 통학해야 한다.
또 신입생 평균 3~4개 이하 학급에 그치는 소규모 학교들 간의 통폐합 계획도 필요하다.
이에 전남도교육청은 순천교육지원청, 삼산중 등과의 논의를 통해 ‘인근 학교 분산 배치 및 인근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을 수립토록 할 예정이다.
이설 재검토 소식에 신대지구 내 한 학부모는 “집 앞의 가까운 학교를 두고, 버스를 타고 20분가량을 이동해야 하는 것은 안전이나 여러 효율적인 면에서 불합리하다”며 “통학 여건이나 신대지구 내 과밀학급 사정 등을 고려해 결정이 이뤄졌는지 궁금하다”고 성토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삼산중 이설을 위해 면밀히 준비했는데, 재검토 결정이 내려져 아쉽다”며 “교육부의 의견을 바탕으로 충실히 계획을 수립, 재심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순천시는 1개의 단일 학군으로, 2013년 이후 도심 지역 중학교 수는 15개를 유지하고 있지만 저출산 여파로 전체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신도심의 개발로 인해 원도심 학생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신도심 학생은 늘어나고 있다.
실제 올해 원도심의 삼산중학교 신입생은 78명으로, 신대지구 승평중학교 신입생 340명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또 다른 신대지구 주민은 “교육부가 저출산으로 인해 학교 신설이나 이설을 억제하는 것은 일부분 공감하지만, 신도심의 지역적 특성과 입주민의 교육권도 고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는 예산 편성 전에 사업의 타당성과 효율성을 심사해 중복·과잉투자를 막고자 도입한 제도다.
[순천광양교차로/ 최명희 기자 yurial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