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창간특집Ⅳ - 교육] 학생 수 양극화 …‘교육 불균형’심화

[창간특집Ⅳ - 교육] 학생 수 양극화 …‘교육 불균형’심화

by 운영자 2016.06.20

순천 교육 현재와 미래>

구도심‘학생’부족 … 신도심은‘학교’부족
삼산중 이설 제동에 신대지구 중등교육‘비상’


신도심 개발로 주거지역이 도시 외곽으로 확산되면서 순천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구도심 학교는 학생 부족에 시달리는 반면, 대규모 공동주택이 조성된 신도심에서는 학교 부족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본지는 창간 4주년을 맞아, 지역의 학생 수 불균형 문제를 짚어보고 순천 교육의 미래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학생 수 격차 15배 이상

구도심(매곡동, 중앙동 등)과 신도심(연향동, 금당, 조례동, 신대지구)의 학생 양극화 현상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특히 두드러져 나타나고 있다.

순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시내권 초등학교 가운데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신대지구 매안초등학교로 136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가장 적은 곳은 매곡동 소재의 삼산초등학교(86명)로, 이곳은 매안초와 무려 15배 이상의 학생 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중학교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내권 중학교 15개교 가운데 전체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순천금당중학교(1058명)로, 매곡동 삼산중학교 학생 수(221명)와는 4배 이상 차이 난다.

초·중학생들이 이처럼 신도심에 쏠리는 현상은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세대들이 신도심의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과 더불어, 학교 배정 방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는 근거리 배정을 원칙으로 하는 만큼 부모들의 생활권은 자녀들의 학교 진학과 연결되는 형태를 띤다.

중학교의 경우는 단일학군으로 거주지와 관계없이 학생들은 원하는 학교로 진학 가능하지만, 대부분 거주지 인근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순천교육지원청이 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학생수가 편중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지만 조정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 교육 불균형 우려 … 대책은?

일각에서는 이러한 구-신도심 학교의 학생 모집 양극화는 학생들의 교육 여건 불균형으로 이어져 교육적 평등과 학습권 보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특정 지역의 학생 수 집중이 결국, 학교 부족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매곡동 삼산중학교는 전체 학생 수 221명으로, 해당 학교의 교육 여건 파악에 활용되는 지표 ‘학급 당 평균 학생 수’가 ‘24.56명’으로 시내권 중학교 중 가장 적다.

가장 많은 ‘학급당 평균 학생 수’를 자랑하는 신대지구 승평중(33.14명)에 비하면 1개 학급당 9명가량이 더 적은 격이다.

이러한 삼산중은 교육부가 권고하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 권고 기준(도시지역 중학교 300명 이하)’에서 순천이수중(재학생 267명)과 함께 통폐합 대상 학교에 해당되기도 한다.

교육부는 소규모 학교는 △복식학급 운영, 순회교사 및 상치교사 배치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 곤란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 저해 등으로 인한 교육격차 심화와 같은 여러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만큼 통폐합을 통해 적정규모의 학교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소규모 학교 통폐합 권고 대상을 올해 더욱 확대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를 실현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지역의 학교는 교육적 역할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구심점 역할도 맡고 있어, 1개교의 폐교는 학생들의 장거리 통학 불편 외에도 구도심 공동화 가속화 등 지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

순천교육지원청은 통폐합 추진에 앞서, 학부모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 동창회 등 지역사회의 동의와 합의를 얻어야 하는데 대개 반대 의견이 우세해 실현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가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방침을 세운 1982년 이후 34년간 지역에서 통폐합된 30개교 가운데 중학교는 단 1곳(서면중학교)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일선 학교가 직접 활성화에 나서 성과를 얻은 사례도 있다.

순천 별량초 송산분교는 소규모 학교인 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삼아 자율과 협력, 참여 중심의 창의·체험 교육을 진행해 11년 만에 분교에서 본교로 승격된 바 있다. 물론, 이는 동창회 등 지역 사회의 동참을 기반으로 이뤄낸 성과다.

그러나 중학교는 사정이 또 다르다.

순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중등과정은 교육 특성상 대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차별화를 통한 자구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인근 학생들을 소규모 학교에 적절히 분산 배치하는 기존의 방식 외에는 구-신도심의 학생 수 양극화에 대처할 만한 뚜렷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 신대지구, 학교 부족 문제 대두

구도심이 학생 부족을 걱정하는 동안 한편에서는 갈수록 늘어나는 유입 인구에 학교 부족 문제가 대두했다.

순천 신대지구는 입주가 시작된 지난 2012년 이후 거주자가 급격히 늘면서 향후 중학교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신대지구에는 초등학교 2곳(매안초, 좌야초)이 운영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승평중 인근에 또 다른 초등학교 1곳(가칭 ‘신대초등학교’) 이 더 개교해 3곳이 될 예정이다.

반면, 중학교는 29학급에 961명이 재학 중인 승평중이 유일한 실정으로, 내년이면 4~50명의 과밀이 예상되며, 2017년에는 130여 명, 2019년에는 300여 명의 학생이 신도심 또는 구도심 지역으로 입학해야 할 상황이다.

순천교육지원청은 “신대지구는 당초, 계획 인구 3만 명에 맞춰 교육 수요를 예상해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는데 거주자 중 젊은 세대의 비율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면서 수요 예측이 빗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설립 기준은 ‘4000~6000세대 당 1개교’, 중학교는 ‘ 6000~9000세대 당 1개교’다.

초등학생 수는 ‘세대수×학생유발률 0.3’을 적용해 예측하는데 현재 신대지구의 초등학생 수는 세대 수의 0.45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 신설 불가 … 이설 추진

신대지구의 학교 부족 문제는 시급하지만 교육부는 학령인구(6~21세)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역 내 중학교 신설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로, 순천지역 초·중학생 수는 최근 3년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초등학생 수는 △2013년 1만 7584명 △2014년 1만 7167명 △2015년 1만 6951명으로 줄었으며, 중학생 수는 △2013년 1만 2370명 △2014년 1만 1787명 △2015년 1만 774명으로 감소해왔다.

순천교육지원청은 2016년도 초등학생 수(1만 6812명)와 중학생 수(9831명)를 기준으로 향후 5년간 학생 수 추이를 살펴본 결과, 초등학생은 945명, 중학생은 1605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순천교육지원청은 학교의 신설 대신, 폐교 범주의 삼산중학교를 2019년도 3월 신대지구로 이설·개교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 이설 ‘제동’ … 향후 계획은

그러나 교육부 중앙투자 심사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교육부는 ‘인근 학교 분산 배치 및 인근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 수립 등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순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삼산중 이설의 선행조건으로 제시한 상태다.

최소한 통폐합 대상에 해당되는 삼산중과 이수중을 포함한 시내권 중학교 4곳을 2개교로 통폐합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순천교육지원청은 학교의 통폐합은 충분한 절차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우선 신대지구 학교 부족 문제는 인근 4개 중학교(금당, 왕의, 팔마, 신흥)로 학생들을 분산 배치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순천광양교차로 / 이보람 기자 shr5525@hanmail.net]
  • 최근 검색 기록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