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藝鄕<예향>’순천의 문화예술 현주소

‘藝鄕<예향>’순천의 문화예술 현주소

by 운영자 2015.06.22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거나 예술가를 많이 배출한 고을을 ‘예향(藝鄕)’이라 한다. 순천은 예로부터 전주·광주 등과 함께 예향으로 불리며, 남도 문화의 중심지로 평가받았다.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져왔으며, 특히 민선 6기 순천시는 문화예술재단 설립을 본격 추진하는 등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시책들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에 순천 문화예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남은 과제를 집중 점검한다.

송천달집태우기·판소리 등 문화재 145개 … 전남 최다
예총 회원 540여 명·아마추어 작가 4500여 명‘자원 풍부’
활용책 아쉬워 … 예술인 창작 안전망 구축‘과제’

▶ 문화자원 풍부 … 적극·체계적 활용 아쉬워
국가지정 66점, 도지정 60점, 시지정 10점, 등록문화재 9점 총 145점. 이는 순천시가 보유하고 있는 문화재 보존 현황으로, 전남에서 가장 많다.

이 중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1호 낙죽장(불에 달군 인두로 대나무의 표피에 글씨나 그림을 그리는 일, 또는 그 일에 종사하는 장인.)과 송천달집태우기, 판소리(동편제 흥보가), 순천구산용수제 등의 (도지정)무형문화재가 있다.

또, 지역 예술인으로는 순천예총(국악·미술·사진·음악·연극·연예예술·문인·무용협회 등 8개 회원단체로 구성) 소속 회원만 540여 명에 달하며, 동아리 등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작가(4500여 명)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5000명이 넘는다.

이와 더불어,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의 예능보유자인 송산(雲山) 송순섭 명창이 이곳에 터를 잡고, 소리의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는 등 지역 문화자원은 다양하고 풍부하다.

반면, 이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활용이 아쉽다는 평가다.

순천시는 순천만의 갈대밭, 낙안읍성 등의 자원을 활용해 ‘순천만 갈대축제’와 ‘낙안민속문화축제’를 열고 있으며, 지난 2013년부터는 순천만정원 일원에서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지역축제 10여 개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들 중 지역을 대표할 만하다고 평가되는 축제는 아직 없어,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이승정 전남예총회장(전 순천예총회장)은 “특색 있는 콘텐츠의 빈곤함이 지역 축제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지역 문화자원과 연계한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갈대축제라면 무엇보다 ‘갈대’가 중심이 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중요한 만큼, 갈대로 만든 다양한 작품을 전국 공모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시·체험 행사의 질과 규모를 높이고 예술인들의 활동 무대를 넓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또 인적자원(지역예술인)의 관리와 활용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현재는 순천관내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공연만 해도 문화예술과, 문화예술회관, 낙안읍성, 관광진흥과, 도서관운영과 등 여러 부서가 각각 추진하고 있어, 공연 기회의 균등 배분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담당 보직자의 변경 가능성은 일관성과 전문성이 결여될 우려가 되고 있다.

▶ 문예재단의 역할 ‘중요’
이와 관련해 많은 예술인들은 ‘순천문예재단의 설립’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고 있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재단이 설립된다면 예술인들이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지원 사업들은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운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는 것.

문예재단 설립의 핵심예산(출연금 등)이 최근 시의회에서 삭감된 바 있지만 순천시가 이를 계기로 설립 기반을 더욱 견고히 다져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일각에서는 예술단체들도 투명하고 체계적 운영을 위한 체계를 개편하는 한편,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교차로신문사/ 이보람 기자shr5525@naver.com]